'함부로 애틋하게'에 반전은 없었다. 시한부를 예고했던 김우빈 역시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고, 지지부진했던 멜로 역시 그와 함께 끝을 맞았다.
지난 7월 6일 첫 방송된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는 방송가에서 단연 손 꼽히는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었다. 김우빈과 수지라는 한류 스타로 구성된 특급 라인업부터 어느 정도 완성도가 보장되는 사전 제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던 것.
뿐만 아니라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등 묵직하면서도 치명적인 멜로를 써낸 이경희 작가가 집필을 맡으며 판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함부로 애틋하게'는 시청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데 실패했다. 1회 시청률 12.5%(전국기준, 닐슨코리아)로 나쁘지 않은 시작과 달리 MBC '더블유', SBS '질투의 화신'이라는 강력한 경쟁작들이 등장하며 시청률이 하락, 끝내는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대작이었던 '함부로 애틋하게'가 예상 외의 부진을 보였던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계절감 상실, 시대에 뒤떨어진 신파 감성, 그리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택했던 사전제작 시스템이 이러한 부분들을 피드백할 수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했다.
특히 시한부부터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 교통사고까지 극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둘만의 애틋한 로맨스를 피우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무려 12년 전 방영된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전개로, 요즈음 시청자들의 공감을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더불어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느라 소홀하게 다뤄진 남녀주인공의 이야기는 결국 지난 8일 반전없이 김우빈의 죽음으로 허무하게 끝을 맺었다. 이처럼 시작은 창대했으나 여러모로 다소 미약한 마무리에 아쉬움이 향하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배우들의 열연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함부로 애틋하게'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