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차림으로 뉴스 데스크에 앉으니 역시 배우는 배우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예능에서 얻었던 ‘차줌마’라는 별명은 완전히 잊은 상태로 그의 말에 빠져들었다. 배우 차승원이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의 남자가 된 순간이다.
지난 8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차승원이 게스트로 출연해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와 관련한 이야기부터 배우로서의 신념, 예능 출연에 관한 생각 등에 대해 말했다.
이날 차승원은 무게감 있는 질문부터 신중한 답변을 내놨다. 많은 후배 연기자들이 교훈으로 얻어야 할 말들이었다. ‘어떤 배우가 되느냐보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은 앞서 차승원이 말했던 신념과도 같은 말이다. 그가 어떻게 배우라는 직업을 바라보고, 대중에 작품을 선보이고 있었는지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말이었다.
배우는 결국 사람이 사람을 표현하는 직업이다. 작품 속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데, 배우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공감을 얻을 수도, 혹은 아닐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차승원은 “배우는 한 인물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직업이다. 인생을 잘 사는 사람들이 연기도 잘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에서는 관찰력을 바탕으로 한 몰입 넘치는 연기를 펼치고 있는 바. 한편으로는 예능을 통해 인간적인 매력을 뽐내고 있는 차승원이다. 특히 나영석 PD의 tvN ‘삼시세끼’에 출연해 보여준 밥하고 반찬 만드는 모습은 ‘차줌마’라는 별명을 낳기도 했다. ‘뉴스룸’에서 손석희는 요리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이처럼 밥과 반찬을 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는 그만큼 차승원의 모습이 일상적이었고 보편적인 공감을 얻었다는 의미다.
작품에서는 무게감 있는 배우가 예능에서는 편안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대중에 반전 매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동시에 배우로서 진지한 고민도 빠지지 않았다. 차승원은 예능으로 사랑을 받는 것에 대해서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자신이 더 노력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나영석 PD와의 빛나는 호흡으로 ‘나영석의 남자’라는 말도 들었던 바. ‘손석희의 남자’가 됐을 땐 보다 진중한 모습이었다. 진솔한 ‘인간 차승원’,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차승원’을 모두 본 기분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