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누가 봐도 두 주연배우 김우빈과 수지가 다 한 드라마다. 식상하고 진부한 시한부 러브스토리를 김우빈과 수지의 비주얼과 케미스트리로 꽉 채웠다.
사실 ‘함부로 애틋하게’는 방송 전부터 이미 결말이 결정된 드라마였다. 김우빈이 극 중 시한부 판정을 받은 캐릭터라는 것 자체가 새드엔딩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경희 작가는 예상했던 대로의 스토리를 전개시켰다.
출생의 비밀, 시한부, 사랑을 이용한 복수 등 지루한 설정들이 시청자들을 피로하게 했다. 이 같은 진부한 설정들을 요즘 감성에 맞게 변주하면 좋았을 텐데, 과거의 감성 그대로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스토리를 그려내니 시청자들이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2004년 이경희 작가의 대표작 ‘미안한다 사랑한’에서 주인공만 교체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12년 전의 드라마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시청자들 취향은 점점 다양해지고 좀 더 신선한 것을 찾고 있는 와중에 ‘함부로 애틋하게’는 마치 90년대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했다. 거기다 계절감 상실은 과거 드라마 재방송을 보는 듯했다.
이뿐 아니라 보통 멜로드라마에서 남녀주인공의 투샷이 80~90% 되는데 ‘함부로 애틋하게’는 아니었다. ‘함부로 애틋하게’가 남녀 주인공의 시한부 사랑을 절절하게 그린 드라마인데, 정작 남녀 주인공의 투샷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 별로 없었다.
한참 시대에 뒤떨어지고,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정도의 남녀주인공의 투샷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시청률 8~9%를 기록한 건 배우의 힘이 컸다. 그야말로 김우빈과 수지가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드라마였다. 김우빈과 수지 때문에 ‘함부로 애틋하게’를 봤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최고의 한류스타 김우빈과 수지는 비주얼과 케미로 그나마 ‘함부로 애틋하게’를 볼 만하게 했다. 두 사람의 투샷은 마치 화보를 보는 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최강 비주얼을 자랑했다. ‘대세 배우’들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 눈이 즐거웠다.
또한 김우빈과 수지의 케미도 ‘함부로 애틋하게’를 보는 이유 중 하나였다. 두 사람은 준영과 노을의 절절한 사랑을 애틋하게 그렸고 마지막 회에서 준영과 노을이 함께 있다가 준영이 세상을 떠나는 장면에 시청자들의 눈물샘이 터졌다.
드라마 자체는 너무 아쉬운 ‘함부로 애틋하게’. 그래도 김우빈과 수지는 남았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