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매력적이다. 특유의 부드러움과 다정함, 사랑하는 이를 위해 노력하는 귀여움까지 보여주며 여심을 제대로 흔들고 있다. 김희애와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을 시작하려는 배우 지진희의 이야기다.
확실히 이제 지진희의 차례다. 저돌적인 연하남 곽시양에게 밀려 좀처럼 매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던 그가 이제야 ‘까칠남’의 이미지를 벗고 자신의 진짜 매력을 풀가동 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극 '끝에서 두 번째 사랑'(극본 최윤정, 연출 최영훈·이하 끝사랑)에서는 강민주(김희애 분)가 박준우(곽시양 분)와 이별하고 고상식(지진희 분)과 애정을 쌓아가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줄거리는 이렇다. 준우는 상식이 민주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앞에서 민주에게 기습키스를 하며 상식을 자극한다. 민주는 사랑의 표현에 거침이 없는 준우가 부담스러웠고, 결국에는 그에게 이별의 메시지를 전한다. 준우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
그 사이 상식은 민주를 향한 애정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는데, 이 같은 상식을 연기하는 지진희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장면들을 달달하게 살려내며 민주는 물론 TV 앞에 앉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그가 애정을 키워가면서 보여주는 변화들은 귀엽기까지 했다.
민주를 향한 마음이 더욱 분명해지는 상식. 그는 민주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귀담아 두었다가 함께하는 섬세한 모습을 보여주고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진다. 케이블카를 한 번도 타지 못했던 아쉬움을 토로하자, 일 때문인 척하고 함께 케이블 타자고 제안하는 것은 물론, 우연히 마트에서 마주친 민주가 무거운 짐을 들고 집까지 갈 것은 염려해 자신이 장본 것들을 급히 제제자리에 놓고 민주의 짐을 들어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까지. 연애세포를 제대로 자극했다.
이처럼 피어나는 중년의 사랑은 지진희의 매력적인 연기로 풍성하게 살아나고 있다. 보기만 해도 편해지는 부드러운 외모에 듬직한 남성미, 진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멘트와 꿀 같은 목소리가 특히나 인상적.
하지만 상식이 민주와 풀어갈 숙제가 작지만은 않다. 죽은 민주의 전 남자친구와의 인연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이는데, 두 사람이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보는 것이 이 작품의 후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joonamana@osen.co.kr
[사진] SBS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