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이 회를 거듭할수록 기념일 특집도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통 예능프로그램에서 기념일 특집은 이전에 있었던 액기스를 모아 방송하는 것이 대부분. 그러나 ‘무한도전’은 잠시 쉬어가는 의미를 담은 특집이나 더 진보한 기획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앞으로도 국민예능으로서 진행형으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가장 먼저 기념일 특집으로 꼽는 것은 바로 자축의 50회다. 간당간당한 운명에서 시작했던 바. 10회만 넘어도 기적이라고 생각했던 ‘무한도전’이 50회를 맞아 스스로 축하하는 자리였다. 이에 멤버들은 50과 관련한 도전을 이행했다. 레전드 장면으로 꼽히는 정준하의 50그릇 국수 원샷도 이때 탄생했다.
이어진 100회 특집에서는 시청자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있게 해준 것은 시청자의 성원 덕분이라는 ‘무한도전’의 자세가 돋보였다. 시민 논객 ‘100분’과 함께 한다는 의미의 ‘100분 토론’을 진행했다. 멤버들과 비슷한 이름의 시민들이 등장해 또 다른 ‘무한도전’ 100회 특집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물론 지난 특집을 되돌아보는 시간도 있었다. 바로 200회 특집에서다. 하지만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한다는 의미로 최악의 특집으로 꼽힌 세 개를 선정, ‘인도+여자+좀비’ 특집에 재도전했다. 기념일 특집을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를 알고 기존의 것보다 하나 더 나아가는 ‘무한도전’의 자세가 느껴졌다.
한 박자 쉬어가기도 했다. 새로운 것을 찾다 보면 더 거대한 스케일에 다가서기도 한다. 이에 당시 7년여 동안 달려온 멤버들은 쉼표 특집을 진행했다. 세트도 특별하지 않았다. 텐트 안에서 옹기종기 모여 서로의 속마음을 터놓는 시간이었던 것. 늘 웃음을 주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무한도전’의 고민을 깊이 알 수 있었던, 시청자에게도 멤버들에게도 의미 깊은 특집이었다.
400회 특집에서는 방송 말미 유재석의 사과 퍼포먼스가 주인공이었다. 한글날 특집 방송에서 음향이 끊기는 사고를 겪었던 바. 이에 대해 ‘무한도전’의 리더 유재석이 태양의 ‘눈 코 입’을 패러디하며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즉각적인 반성과 유쾌하게 풀어낸 위트가 시청자들의 성난 민심을 달랠 수 있었다. 이렇게 다시 한 번 ‘무한도전’의 주인공은 시청자라는 것을 일깨웠다.
‘무한도전’은 곧 500회를 맞이한다. 오는 10월 1일이 예정일이다. 제작진은 증강현실 게임을 준비해 다양한 형태의 500회 특집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또 어떤 특별한 그림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는 중.
늘 도전을 멈추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고자 노력하는 ‘무한도전’. 이런 자세가 있기 때문에 200회 특집에서 장난처럼 했던 2000회 특집 미리보기가 곧 현실이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 besodam@osen.co.kr
[사진] '무한도전' 캡처,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