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7년 그림 같이 평화로운 마을, 로즈 크릭. 한 발의 폭약이 울린다. 정적을 깨우는 소리에 마을 사람들은 질린 듯한 표정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평화를 깨우는 악마의 소행은 적어도 한 번은 아닌, 오랫동안 이들을 고통스럽게 해왔음을 알 수 있다.
땅의 주인은 농부들. 그러나 돈에 눈이 먼 자들이 삶의 터전을 빼앗으려 한다. 사람들은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터전을 빼앗기고 평화를 잃어버렸다. 이때 그들을 기적적으로 구하러오는 7명의 카우보이들이 있다. 카우보이모자와 부츠, 조끼를 입은 사내들은 마을 주민이자 의뢰인 엠마 컬른(헤일리 베넷)과 함께 마을에 입성한다. 황야의 무법자로 살았던 이들은 영웅이 되고, 이 가운데 이병헌이 연기한 미스터리한 암살자 빌리 락스가 있다.
이병헌의 6번째 할리우드 작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매그니피센트7’(감독 안톤 후쿠아, 14일 전 세계 최초 개봉)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베일을 벗었다.
영화의 전반부는 7인의 카우보이를 결성하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많은 국내 영화팬들은 이병헌의 역할, 분량, 존재감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을 터. 유일한 아시아계 인물로 말수가 없지만 총보다 빠르게 칼을 다루는 실력자다.
이병헌의 액션 연기는 여러 영화를 통해 검증됐다. 실전 같은 몸놀림은 물론 눈빛만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압도적인 포스가 그의 주무기. 그래서 ‘매그니피센트7’에서도 이병헌의 눈빛을 타이트하게 잡는 컷이 꽤 등장한다. 안톤 후쿠아 감독 역시 눈빛으로 말하는 그의 진가를 알아본 터다.
앞서 지난해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에서 이병헌과 조승우와 연출했던 브로맨스가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는 굿나잇 로비쇼 역의 할리우드 배우 에단 호크와 함께 한다. 액션과 함께 선보이는 브로맨스는 오랫동안 쌓아온 호흡처럼 느껴지기에 충분하다.
후반부는 할리우드 영화의 스케일을 자랑하는 화끈한 액션이 펼쳐진다. 지금까지 할리우드 작품에서 임팩트 있는 악역을 맡아왔던 이병헌. ‘놈놈놈’의 ‘나쁜놈’이었던 그가 2016년 할리우드의 서부극에서는 ‘착한놈’이 된다. 정의로운 영웅으로 변신했어도 임팩트는 그 이상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매그니피센트7'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