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 아이유가 강하늘과의 애틋한 사랑을 이어가며 향후 이준기와의 급진적인 감정 변화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행여나 삼각관계 속 ‘어장관리녀’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는 가운데, 이준기가 아이유의 ‘로맨스 환승’을 설득력 있게 그릴 연기와 설정을 뒷받침해줄 것으로 보인다.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현대에서 건너온 고하진(아이유 분)이 고려 여인 해수의 몸에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고려의 비운의 황자 왕소(이준기 분)와의 로맨스, 그리고 왕소의 권력 쟁취기가 펼쳐지는 드라마다.
지난 12일까지 6회가 방영된 이 드라마는 왕욱(강하늘 분)과 해수의 사랑이 깊어지고 있다. 왕욱의 부인이자 해수의 6촌 언니였던 해씨부인(박시은 분)이 세상을 떠나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마음에 품고 있는 상황. 허나 해수가 궁궐에 들어가게 되면서 이별을 하게 됐고, 얼굴에 난 흉터와 그로 인한 사람들의 멸시로 차갑게 얼어붙었던 왕소(이준기 분) 역시 해수에 대한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앞으로 해수를 둘러싼 두 형제의 대립이 심화될 전망. 일단 출발은 왕욱이 빨랐지만 왕욱과 해수가 연인으로 발전하기에는 걸림돌이 많다. 궁에 들어가 나인이 된 해수는 황제의 승인 없이는 결혼할 수도 출가할 수도 없는 처지다. 이 때문에 왕욱과 왕소 모두 해수를 자신의 여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황제가 되거나 황제인 태조 왕건(조민기 분)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황권을 둘러싼 경쟁, 그리고 해수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두 남자 사이에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왕소이고 더욱이 형제들을 죽이고 다음 황제가 될 사람 역시 왕소라는 점에서 왕소와 해수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초반 감정과 관계 없이 해수는 어찌 보면 ‘어장관리녀’가 될 수도 있고 ‘남자 환승녀’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해수를 연기하는 아이유 역시 제작발표회에서 이 같은 이야기에 대한 걱정을 장난 반 진담 반으로 털어놨다. 해수가 남자들 사이에서 감정 줄타기를 한다는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왕소와 해수의 사랑이 설득력 있게 담겨야 할 터다. 이는 로맨스 사극에서 탁월한 감정 표현을 해온 이준기가 책임질 전망이다.
이준기는 드라마 초반부터 몰입도 높은 감정 연기로 ‘달의 연인’의 흥미를 높여왔다. 왕소가 향후 유혈이 낭자한 황권 싸움을 벌여도 시청자들이 왕소를 응원할 수 있게 개연성 있게 연기를 해왔다. 왕소의 딱하고 짠한 처지가 황권에 미쳐 날뛸 때도 용서가 되게 감정을 쌓아온 것. 해수와의 사랑 역시 그렇다. 심장이 차가웠던 남자 왕소가 해수와 있을 때만 선하고 따뜻한 인물로 변모한다는 점에서 해수가 왕소로 사랑하는 사람을 ‘갈아탔을 때’의 시청자들의 반감을 줄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묵묵하게 연기를 이어오며 판타지 드라마의 어쩔 수 없는 부족한 개연성을 채우는 배우 이준기가 있으니 행여나 아이유에게 생길 ‘어장관리녀’ 오명에 대한 걱정은 조금은 덜 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 jmpyo@osen.co.kr
[사진] '달의 연인' 방송화면 캡처,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