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엔딩 요정이라 부르기에도 모자람이 없을 듯하다.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몬스터’의 최근 엔딩 지분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는 박영규 이야기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몬스터’의 마지막 장면 역시 도충(박영규 분)이 장식했다. 그 동안 도충은 국내 최고 그룹의 카리스마 넘치는 총수부터 치매에 걸려 가족에게 외면당한 노인까지 모습을 바꾸며 극의 긴장감을 담당하는 주요한 역할로 자리매김해 왔다.
긴장감 뿐만이 아니다. 강기탄(강지환 분)과 변일재(정보석 분)의 끝 모를 대결에 도충은 항상 키 역할을 했다. 변일재와 손 잡은 도건우(박기웅 분)가 도충을 이용해 비리를 저지르려 하면 강기탄이 또 다시 도충으로 이를 잡는 형국이다.
때문에 도충은 드라마 한 회가 줄 수 있는 충격과 궁금증이 집약된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곤 했다. 최근 들어서는 그 횟수가 더 잦아졌다. 특히 이날 방송 엔딩에 나타난 도충의 위엄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자신의 49재에 살아서 나타난 도충을 본 이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는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죽은 것으로 꾸며졌지만 살아 있었고, 말은 잃었지만 의사는 표현할 수 있는 도충은 ‘몬스터’의 여느 등장인물보다 훨씬 입체적으로 변화한다. 노회한 정치인부터 순박한 아버지까지 안 해 본 역이 없는 중견 배우 박영규의 연기력도 이 다각도 변신에 힘을 실었다. 또 도충의 존재감은 이 드라마에 ‘몬크리트(몬스터와 콘크리트의 합성어로 부동시청층을 일컫는 말)’ 시청자들을 유발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단 3회 만을 남겨 둔 ‘몬스터’가 드디어 막힘 없는 사이다 전개를 선사하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펼쳐질 엔딩 요정 도충의 활약이 시청자들의 기대를 부르기 충분했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