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환은 한 수 위였고, 이에 박기웅은 폭주했다.
M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 제작 이김프로덕션)가 지난 13일 방송된 47회를 통해 도도그룹과 오수연(성유리 분)을 사이에 두고 오랜 대결을 이어가고 있는 강기탄(강지환 분)과 도건우(박기웅 분)의 일격을 그리며 눈 뗄 수 없는 재미로 가득한 한 회를 만들었다.
이날 두 남자의 승부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강기탄이 차가운 이성과 전략으로 도도그룹을 접수하기 위한 전략을 차근히 밟아나갔다면, 도건우는 자신이 판 함정에 스스로 빠지며 폭주하고 마는 등 강렬하게 대비돼 더욱 눈길을 끌었다.
도도호텔의 지주회사 전환을 막기 위해 짝퉁 명품 가방 업체를 입점시키는 꼼수를 써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도건우는 이날 경찰 조사를 받으며 자신이 벌인 계략에 턱밑까지 추격을 당하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양동이(신승환 분)를 협박해 얼마간의 유예기간을 벌었지만 이 사실이 만천하에 밝혀지는 것은 물론, 오수연에게도 두 얼굴을 들키는 건 시간문제였다.
이에 도건우의 조급증이 폭발했고, 그는 또 다시 변일재(정보석 분)에게 손을 내미는 악수(惡手)를 두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건을 해결할 것을 종용했다. 변일재가 호시탐탐 자신의 자리를 탐내고 있다는 것도 모자라 목숨까지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폭주하는 도건우의 모습은 그 자체로 안쓰러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방송 말미에는 결국 모든 사실을 오수연에게 들킨 것은 물론, 아버지 도충(박영규 분) 회장까지 살아 돌아온 모습을 목격하는 충격을 더하며 어디까지 떨어질지 모를 도건우의 추락을 예고해 향후 전개를 주목케 했다.
그런가 하면 강기탄의 행보는 이와는 확실히 달랐다. 도건우와 변일재가 도도그룹을 접수하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한 제트캐피탈 대출건을 투자 이사로 새롭게 부임한 옥채령(이엘 분)을 통해 원천봉쇄하며 확실한 저지선을 치고 만 것. 여기에 변일재의 비자금을 탈세혐의로 신고해 빈털터리로 만드는 것은 물론, 도도호텔을 지주회사로 만들지 않고는 배길 수 없도록 압박하며 도도그룹 접수에도 한발자국 다가섰다. 변일재와 도건우의 연합에 대응한 강기탄의 완벽한 승리였다.
이에 도건우와 변일재에게 남은 유일한 카드는 황재만(이덕화 분)의 대권 도전이었다. ‘판도라의 상자’ 연루자로 강기탄에 대항해 힘을 모을 수 있는 유일한 인사인 황재만과 야합해 뜻을 이루겠다는 도건우와 변일재의 바람이 과연 이뤄질 수 있을지 최종회까지 단 3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몬스터’의 마지막 스토리가 주목된다. / jmpyo@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