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평범한, 뻔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의 인기가 남다르다. 두 남자와 한 여자의 로맨스는 여느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비슷한 구조지만, 그 속의 특별함이 돋보인다. 공효진과 조정석이라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만남, 서숙향의 배꼽 빠지는 웃음과 눈물 쏙 빼는 대본의 완벽한 조합이다.
'질투의 화신'은 절친한 친구인 이화신(조정석 분)과 고정원(고경표 분)가 동시에 한 여자 표나리(공효진 분)를 좋아한다는 큰 줄기를 가지고 있다. 더구나 정원은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에 등장했던 재벌남이다. 지금까지 많은 드라마에서 반복해온 러브라인인데 이 세 사람은 좀 다르다.
3년간 짝사랑해온 남자 화신에 대한 사랑을 막 끝낸 나리에게 때 마침 반해버린 화신, 그와 동시에 나리에 대한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정원, 그리고 그 사이에서 두 남자 모두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나리. 세 사람의 로맨스는 서로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고 음모를 꾸미지 않는다. 이 비슷한 삼각관계도 유쾌하게 전개한다. 서숙향 작가 특유의 센스 있는 '대사발'도 한몫한다.
특히 세 배우들의 호흡이 좋아 작품을 더 흥미롭게 만들었다. 로코퀸 공효진은 여전히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사랑스러운 연기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조정석은 새로운 로코킹답게 얄미운 모습이 가득한 화신을 그럼에도 미워할 수만은 없게 만드는 쫄깃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변신을 시도한 고경표까지 세 사람의 조합, 시청자들을 웃겼다가 울리면서 제대로 강약을 조절하고 있다. 평범한 에피소드라도 평범하지 않게 살려내는 세 배우의 힘이 크다.
'질투의 화신'이 더 특별한 것은 세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까지 개성을 살려 재미를 더하고 있다는 것. 이미숙과 박지영, 이성재, 박정수, 최화정 등 쟁쟁한 배우들이 웃음과 눈물을 담당하는 한 축이다. 주연 배우들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궁금하게 만드는 다양한 '웃픈' 에피소드들이 이 작품의 포인트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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