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먹었는데도 안방을 사로잡았다. tvN '삼시세끼'가 부린 마법이다.
지난 7월 1일에 시작된 '삼시세끼-고창 편'은 16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지독하게 무더웠던 지난 여름, 매주 금요일 안방을 찾았던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 남주혁이 시청자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게 됐다.
나영석 PD는 KBS에서 tvN으로 이적한 후 2014년 10월 '삼시세끼'의 시작을 알렸다. 예능에서는 생소한 인물이었던 이서진과 옥택연을 앞세워 소박한 출발 신호탄을 터트렸다.
당시 이서진은 특별한 포맷 없이 하루 세 끼 밥을 지어 먹어야 한다는 나영석 PD의 주문에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곧 망할 것"이라고 우려했던 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삼시세끼'는 정선 편의 인기에 힘입어 만재도 편을 준비했다. 이번에는 차승원과 유해진 콤비를 내세웠다. 여기에 게스트로 왔다가 고정이 된 손호준까지 매주 금요일 '힐링 웃음'을 책임졌다.
계절이 바뀐 뒤 다시 정선 편 시즌2가 김광규까지 포함해 안방을 찾았고 지난 7월에는 고창으로 장소를 옮겨 새로운 이야기를 꾸렸다. 농촌과 어촌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선사한 '삼시세끼'다.
정선 편과 만재도 편에서는 게스트라도 나왔다지만 고창 편은 네 식구의 이야기로만 채웠다. 그럼에도 엄마 차승원, 아빠 유해진, 두 아들 손호준-남주혁의 '케미'는 더할 나위 없이 유쾌했다.
놀라울 따름이다. 하루 세 끼 꼬박 스스로 밥만 지어 먹었을 뿐인데 시청자들은 '힐링'을 느꼈다. 무공해 청정 지역을 배경으로 도시에 적합화 된 스타들이 자급자족 생활을 이어가는 걸 보며 많은 이들이 웃음을 지었다.
그야말로 '착한 불금'을 이끌었다.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더라도 치열한 '금야(金夜)' 예능 전쟁에서 살아남은 것. 심지어 지상파를 누르고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 10% 시청률 돌파의 기록까지 세웠다.
출연진도 시청자들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설거지니' 이서진, '옥빙구' 옥택연, '야관문 아저씨' 김광규, '차줌마' 차승원, '참바다' 유해진, '착한 아들' 손호준, '우리가 남' 남주혁은 새로운 캐릭터를 얻었다.
주변인들도 훌륭하게 제 몫을 다했다. '옹심이' 김하늘, '안방마님' 최지우, '신혜렐라' 박신혜, '쓰레기' 정우 등은 물론 동물 친구들 잭슨, 펄, 다이아, 밍키, 에디, 사피, 마틸다, 엘리자베스, 손오리, 겨울이까지.
오래도록 곱씹어도 따스한 미소가 입가에 머물게 만드는 '삼시세끼'다. 밥 먹는 예능이 남긴 '힐링 웃음'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tvN 제공,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