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설운도가 ‘듀엣 가요제’에서 엄청난 내공과 마음을 다한 가창력을 보여줬다. 트위스트 추는 설운도가 아닌 진심으로 노래하는 가수 설운도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16일 오후 추석특집으로 방송된 MBC ‘듀엣 가요제’에서는 설운도가 업텐션 선율과 함께 소리개의 ‘그대 그리고 나’를 열창했다. 수십 년의 차이를 넘어서 설운도와 선율은 정말 잘 어울리는 듀엣 무대를 선보였다.
설운도가 부른 히트곡들은 ‘다함께 차차차’, ‘사랑의 트위스트’, ‘쌈바의 연인’ 등으로 가창력 보다는 흥겨운 분위기와 춤으로 유명했다. 그런 만큼 추석특집 ‘듀엣 가요제’에서도 흥겨운 무대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렇지만 설운도는 예상을 깨고 잔잔한 감성을 자극하는 노래인 ‘그대 그리고 나’를 불렀다.
설운도가 차분하게 중심을 잡고 신인가수인 선율이 보조를 맞췄다. 설운도의 묵직한 중저음과 선율의 미성이 어우러지며 감동이 배가 됐다. 데뷔 30년이 훌쩍 넘었지만 설운도는 변함없는 가창력으로 후배 가수들의 박수를 받았다. 노래를 하면서 힘과 감성은 젊은 가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가창력에 더해서 설운도와 선율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특별한 이유는 노래에 담아낸 깊은 감성 때문이었다. 과거의 연인과 아름다웠던 추억을 떠올리는 노래인 ‘그대 그리고 나’를 부르는 설운도의 진지한 모습은 그 어떤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다소 낯선 설운도의 모습이었지만 정말 멋있었다. 설운도의 무대를 본 후배 가수들도 기립박수로 존경심을 표현했다.
설운도는 노래 실력과 함께 남다른 유머 감각도 보여줬다. 후배 가수를 선정하면서 이대팔 가르마가 어울리는 남자 가수를 선정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애처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잘한 후배들에게 거침없는 격려와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후배들의 조언에 따르겠다는 소탈한 면모를 드러내며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듀엣 가요제’를 통해 중장년층에게 사랑받는 트로트 가수 설운도가 아닌 노래로 시청자와 관객을 위로하는 천생 가수 설운도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 여전한 현역가수 설운도의 다음 무대를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pps2014@osen.co.kr
[사진] '듀엣가요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