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썸’타는 사이가 분명한데, 당사자들만 모른다. ‘불어라 미풍아’ 손호준과 임지연이 서울에서 재회해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의 달달함을 뿜어내고 있다. 소박하지만 알콩달콩한 모습이 안방극장에 설렘을 전달하고 있는 것.
이장고(손호준 분)와 김미풍(임지연 분)은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극본 김사경, 연출 윤재문) 7회를 통해 드디어 첫 입맞춤을 성사시켰다. 지금까지는 남매처럼 친한 오빠 동생 사이였다면, 이 입맞춤을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에 변화가 생길 전망.
첫사랑이었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건 서울이었다. 쉽게 말해 남남북녀의 로맨스. 마카오에서 풋풋했던 이들의 첫사랑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아련하게 가슴 한 구석 남아있었다. 그 사이 변화가 생긴 건 미풍의 처지였다. 탈북하면서 밑바닥 인생으로 내려앉은 것. 가장 들키고 싶지 않았던 장고에게 모든 사정을 들켰지만, 장고는 그 누구보다도 다정하게 미풍과 그의 어머니를 위해 나서왔다.
특히 7회부터는 미풍과 장고의 감정 변화가 두드러졌다. 서로를 남과 여로 신경 쓰는 모습. 미풍은 조희라(황보라 분)와 선을 보는 장고를 보며 속상한 모습을 보였고, 장고는 예쁜 옷을 입은 미풍을 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던 것이 바로 그 증거다.
장고는 미풍에게 끊임없이 어떠한 형태로든 애정을 주고 있었던 것이 사실. 여기에 선을 그었던 건 미풍 쪽이었다. 장고 앞에서 더 이상 내세울 것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탓이다. 게다가 장고의 어머니 황금실(금보라 분)은 대놓고 미풍을 탐탁지 않아했다.
그러던 미풍이 마음의 빗장을 풀자 두 사람의 관계는 급물살을 타고 진전되기 시작했다. 평소 장고에게 고마운 일이 많았던 미풍은 “밥을 사겠다”는 약속을 했던 바. 내친 김에 장고는 “그 짜장면 오늘 사달라”며 미풍을 확 당겼고, 두 사람은 미풍이 평소 소원이었던 서울 구경도 하면서 연인 같은 데이트를 즐겼다. 주말극 힐링 커플답게 본인들만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이 함정. 이 모습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더욱 엄마 미소를 짓게 할 만큼 순수해 보였다.
방송 말미에는 실수로 발을 헛디딘 미풍을 구하다 장고는 그만 그녀와 입을 맞추게 됐다. 이전에도 이미 시작된 ‘썸’이었지만 표현은커녕 자각하지도 못했던 두 사람이 과연 첫 입맞춤을 계기로 자각할 수 있을까. / besodam@osen.co.kr
[사진] ‘불어라 미풍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