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 관계자들의 관심사로 떠오른 JTBC 예능 '아는 형님'은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제목부터 옛 것의 익숙함을 가지고 있다. 말 그대로 원래부터 알고 지냈던 형님이라는 의미다. 그에 따라 세상 풍속과 인정 비화를 제재로 하는 통속적인 신파극이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강호동 김영철 이수근 이상민 서장훈 김희철 민경훈 등 7명의 대세 방송인들의 조합으로 재미를 더한다. 이들은 대본 없이 100% 리얼한 상황 속에서 만담을 펼치며 웃음의 본질을 탐구한다. 그리고 비극와 희극 사이에서 인간사를 얘기하는데 재치와 센스가 돋보인다.
관찰형 예능, 리얼리티 예능이 여전히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옛날식 콩트의 장점만 쏙 뽑아내낸 '아는 형님'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재미를 주고 있다. 출연자들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필터링 없이 마음이 가는 대로, 가장 본인답게 풀어내는 방식이 매력적이다. 웃기기 위한 에너지가 충전돼 있는 만큼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웃음'이다. 삶을 살아가는 데 그 보다 더 센 힘은 없으니 말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학교의 교실이다. 예능인들을 극한으로 몰아넣고 아웅거리며 복작거리는 모습을 통해 웃음을 이끌어낸다. 이들은 각자의 캐릭터를 이해하고 자학, 디스, 호구의 감성을 기반으로 거친 농담을 활용할 줄 안다.
더불어 매주 새롭게 전학온 여학생들과의 첫 만남에서 은근한 케미스트리를 빚어내며 유치한 개그 시도를 하기도 한다.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지만 점차 그들의 노력에 마음을 열게 된다.
이는 실제와 페이크를 넘나드는 콩트에 능한 남자들이 모였기 때문이다. 강호동 김영철 이수근 등 실력을 갖춘 방송인들이 중심을 잡고 김희철 이상민 민경훈이 콩트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어처구니없을 만큼 정신없도록 개그를 집어넣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웃으면서도 뭔가 옛 것에 대한 추억을 자극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자연스레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수근과 이상민, 김영철이 셀프 디스를 할 수 있는 판을 깔고 누군가 골탕을 먹이는 방식으로 '병맛'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이끌어낸다.
리얼한 관찰형 예능이 진부해지는 요즘, '아는 형님'이 시기를 제대로 만났다. 촉이 좋은 제작진과 예능 선수들이 만나 예능판을 뒤흔들고 있다. 이젠 주목받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그 무엇을 보여줘야 할 때다./ purplish@osen.co.kr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