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이 손나은을 향한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고 있다. 특유의 까칠함도 조만간 벗어던질 분위기다. tvN 금토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이하 '신네기')의 이야기다.
안재현이 맡고 있는 '강현민' 역은 극 초반부터 외모와 재력, 어느 것 하나 부족할 게 없는 완벽한 재벌 2세로 그려지면서 '여자는 모두 다 꼬시면 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어장관리에 능한 바람둥이로만 그려졌다. 그를 쭉 지고지순하게 바라본 박혜지(손나은)에게는 관심조차 안 보이고, 필요에 따라 감정없는 키스로 상대를 불쾌하게 만드는 그야말로 제멋대로인 나쁜 남자.
하지만 보이는 게 다 진실인 것은 아니었다. 어릴적 처음 만난 혜지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꼈던 현민이지만, 혜지의 쌍둥이 오빠 정현이 자신으로 인해 교통사고를 당했고, 목숨까지 잃게 된 당시의 사건으로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던 것. 이는 지난 17일 방송된 '신네기'의 어릴 적 회상장면을 통해 거듭 확인됐다.
이날 강지운(정일우)은 은하원(박소담)을 향한 자신의 노선을 확실하게 정했고, 박혜지와 강현민 양쪽 모두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네며 서로의 마음을 동하게 만들었다. 결국 이같은 영향으로 강현민은 혜지에게 양다리를 걸치려는 바람둥이남과의 만남을 적극 저지하게 만들었고, 길거리에서 돌발 음주를 통해 함께 드라이브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하는 등 서툴지만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혜지에게 전하려고 애썼다.
한때는 신데렐라 같은 은하원에게 흔들렸던 것도 사실이지만, 뒤늦게나마 자신의 속마음을 확실히 읽고, 박혜지로 방향을 선회한 그가 보여주는 아직은 멜로에 서툰 풋풋한 남자의 모습이 오히려 여심을 '심쿵'하게 만드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한층 늘어난 그의 감정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는 것도 함께다.
다만 올해 5월 구혜선과 결혼에 골인해 '유부월드'에 입성한 새신랑 안재현의 멜로 연기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아직 신혼 분위기에 젖어 있을 새댁 구혜선의 '질투가 염려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물론 이는 연기자에게 칭찬 중의 칭찬인 건 분명하다. / gato@osen.co.kr
[사진] '신네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