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극장가를 '터널'이 집어삼켰다면 9월은 '밀정'의 달이다. 영화관 '성수기'로 불리는 뜨거운 여름과 추석 대목을 맞이해 다양한 작품이 관객들을 찾은 가운데 올 여름 스크린 전쟁에서 최종 승기를 거머쥔 작품과 명절기간 연휴 효과를 톡톡히 본 작품을 모아 8, 9월 스크린 성적표를 정리해봤다.
◆ 8월하면 '터널', 하얗게 불태웠어
지난 8월 10일 개봉한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은 9월 18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누적관객 711만 4671명을 동원하며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끝까지 간다'를 연출했던 김성훈 감독과 하정우가 의기투합해 탄탄한 작품성을 보여줘 호평을 이끌었다.
특히 '터널'은 이번 기록으로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 수를 기록한 박스오피스 톱3에 안착했다. 7월 20일 개봉한 '부산행'(누적관객 1154만 8670명)과 '검사외전'(누적관객 970만 6696명)에 이은 결과로 개봉 32일째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 황금연휴 '밀정'이 완승, 그 뒤를 잇는 '벤허' '매그니피센트 7'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5일동안 이어진 황금연휴를 겨냥해 한국영화부터 외화까지 다양한 작품이 극장가 '표심'을 잡기위해 나섰다. 그 가운데 예상보다 저조한 관객몰이로 초라한 성적표를 낸 영화도 있었고 예상 외의 선전을 보인 영화 또한 있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14일부터 17일까지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9월 7일 개봉한 '밀정'이다. 해당기간 전국 1368개 스크린에서 6733번 상영된 '밀정'은 5일동안 73만 7128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2위를 기록한 '벤허'가 21만 8800명을 동원한 것과 비교했을 때 약 3배 정도의 압도적인 수치다.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담았다. 김지운 감독의 신작인 동시에 송강호 공유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18일 기준, 누적 관객 600만을 넘어서 '밀정'의 흥행세가 추석을 지난 이후에도 이어질지 눈길이 쏠린다.
'밀정'의 뒤를 잇는 영화는 9월 14일 개봉한 '벤허'다. 영화는 같은기간 전국 709개 스크린에서 2483번 상영돼 21만 8800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누적 관객은 74만 5787명.
'벤허'는 로마 시대, 형제와도 같은 친구의 배신으로 가문의 몰락과 함께 한 순간에 노예로 전락한 유대인 벤허의 위대한 복수를 그린 대서사 액션 블록버스터. 특히 '노예 12년'으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존 리들리가 각본을 맡아 50년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원작을 가장 충실하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영화는 중장년층의 관심에 힘입어 개봉 전 전야상영을 확정하고 예매율 또한 '밀정'과 1, 2위를 다투며 흥행을 예고했었다.
'벤허'의 뒤를 잇는 건 같은날 개봉한 '매그니피센트 7'. 한국배우 이병헌이 할리우드 작품에서 처음으로 정의로운 역할을 맡아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호기심을 이끌었다. 연휴기간 574개 스크린에서 2082번 상영돼 13만 6304명의 관객을 불러모았고 누적관객은 58만 6303명이다. /sjy0401@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