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라 미풍아'에서 손호준과 임지연의 케미스트리가 기대 이상으로 좋다.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동요돼 덩달아 입꼬리가 올라갈 정도다. 풋풋하고 애틋하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주말극 '불어라 미풍아'(극본 김사경, 연출 윤재문)에서 이장고(손호준 분)와 김미풍(임지연 분)이 서로에게 설레는 감정을 여러 차례 느끼면서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높였다.
앞서 미풍이 이사오던 날 장고의 고모(김희정 분)가 봉황 꿈까지 꿨으니 이제 두 사람이 연인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공원 산책을 하던 두 사람은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한층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장고와 미풍은 남한에서 각각 인물과 성품을 갖춘 변호사, 탈북녀 출신 노동자이지만 계층의 벽을 잠시 잊고 다시 마카오에서 살던 어린시절로 돌아갔다. 함께 웃을 때 만큼은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이날 미풍은 어릴 때처럼 장고에게 춤을 알려줬었는데, 장고는 옛날에 배운 동작을 상기하며 춤을 췄다.
하지만 그의 어리바리한 모습에 미풍은 실소를 터뜨렸고 분위기는 한층 더 화기애애해졌다. 미풍이 "이렇게 하는 거"라며 시범을 보이다 계단에서 떨어질 뻔했는데 그때 장고가 재빨리 잡아끌어 그녀의 허리를 감쌌고 입술이 맞닿았다. 어색했지만 핑크빛 기류가 흘렀다.
장고는 매일 미풍을 생각하며 그녀를 도울 수 있는 일에는 언제나 1등으로 나섰다. 전세자금을 받아내는 것은 물론 고장난 오토바이도 단박에 고쳐줬다. 미풍에게 장고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였다.
손호준은 장고에게, 임지연은 미풍에게 제대로 녹아든 모습이다. 맞춤 옷을 입었다고나 할까. 아직 사랑에 서툰 남녀의 감정을 리얼하게 표현해내며 극을 보는 재미를 높이고 있다. 마치 실제로 변호사, 탈북녀인 듯하다.
앞으로 두 사람이 현실의 벽을 딛고 연인으로서 사랑스러운 연기를 보여줘야 할 텐데 걱정보다 기대가 앞선다. 같이 서 있는 그림이 참으로 예뻐서 어떤 명장면이 탄생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중년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까지 합친다면 '불어라 미풍아'의 캐스팅은 성공적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불어라 미풍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