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개그맨 정형돈이 작가로 데뷔한다. 평소 작가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이렇게 본격적일 줄은 몰랐다. 무려 100억 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한중 합작 웹영화에 참여한다.
19일 영화 제작사 에이치제이 필림 측은 "개그맨 정형돈이 배우 신현준과 함께 한중 합작 웹영화를 통해 정식으로 작가로 데뷔한다"고 밝혔다.
파격행보가 아닐 수 없다. 이에 과연 정형돈이 작가로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여부에까지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일단 그의 참여만으로 높은 화제성을 가져가리라는 것은 자명하지만, 흥행에 작품성까지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분명 긍정적인 부분들이 많다. 정형돈은 방송활동을 활발하게 하던 당시에도 빛나는 아이디어로 제작진에 왕왕 도움을 주곤 했다. 그는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부터 다져진 아이디어와 감각을 통해 다양한 방송에서 제법 흥미롭게 상황을 만들고 콩트를 짜면서 즐거움을 줬던 예능인이다. 수년간 꾸준히 쌓은 실전 경험들이 알찬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 작가인 아내 한유라와도 좋은 영향을 나누고 있을 테다.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가 가장 가까이 있는 셈.
또한 적당하게 가진 공백기 역시 작가 데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방송활동을 이어오면서 무리하게 작가에 도전했다면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을 텐데, 정형돈은 모든 방송에서 하차, 휴식기를 가지면서 천천히 작가 데뷔를 준비해왔다.
앞서 그는 11월 MBC ‘무한도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 등 국내 대표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하던 중 건강상의 이유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휴식기를 가진 바. 약 10개월의 시간이 충분한 준비의 기간이 됐으리라는 분석이다.
이번 작품이 ‘코믹 파타지’ 장르라는 것 역시 좋은 전망을 내놓게 하는 지점이다. 이 영화는 신현준이 대표로 있는 한국의 에이치제이 필림과 중국의 뉴파워 필림(대표 류텐(添))이 공동 제작에 나선 코믹 판타지물로, 공백기 동안 틈틈이 시나리오를 쓴 정형돈의 작가 데뷔작이자 신현준이 직접 제작 선봉에 나선 작품.
그간 다양한 콩트와 상황극으로 웃음을 주던 정형돈의 장기가 제대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정형돈과 신현준이 의기투합한 한중 합작 웹영화는 내년 상반기에 크랭크인 될 예정이다. 개그맨 정형돈의 현실판 무한도전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joonamana@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