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들어가는 듯한 무더위가 가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오니 음원 식탁의 메뉴도 풍성해졌다. 무엇을 먹든 다 맛이 좋다. 바쁜 일상 와중에도 잠시 좋은 노래를 듣는 게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아니겠는가. 선배와 후배, 남자와 여자를 막론하고, 각기 다른 장르의 가수들이 내놓은 새 앨범이 우리의 귀를 호강하게 만든다.
19일 국내 음원차트는 좋은 곡들로 가득하다. 이달 6일 0시 발매한 임창정이 13집 정규 앨범으로 줄세우기를 하며 타이틀 곡 ‘내가 저지른 사랑’으로 14일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역시 ‘발라드의 제왕’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다.
잠시 임창정의 위엄이 흔들리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1인자’ 유재석과 ‘대세 아이돌’ 엑소가 만났기 때문. 이건 임창정도 잠시 양보를 해야하지 않을까. MBC 예능 ‘무한도전’을 통해 행운의 편지를 받은 유재석이 그 '행운'을 실천한 것이다.
엑소와 유재석이 만든 ‘댄싱킹’은 지난 17일 오후 8시 방송이 끝나자마자 공개됐는데 공개와 동시에 전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40대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기 위해 애쓴 유재석의 노력이 통했기 때문이리라. 또 그를 막내 멤버로 받아들여 함께 무대를 완성한 엑소의 노고도 그냥 넘어갈 순 없을 것 같다.
19일 0시에는 두 팀이 등장했다. 7년차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와 3년여 만에 데뷔한 SBS 오디션 예능 ‘K-POP스타’ 출신 권진아다.
인피니트는 1년 2개월 만에 완전체로 컴백했는데 인기 아이돌답게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이끌어냈다. 공개되면서 1위를 차지했고 현재 오후 5시를 기준으로 각각의 음원 차트에서 10위권 안에 안착했다.
그간 인피니트가 들려줬던 음악적 특색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오직 인피니트만이 할 수 있는 색다른 음악적 깊이를 보여줬다. 타이틀 곡 ‘태풍’은 초반부터 끝까지 반복되는 보이스가 몽환적이며 한 번 들으면 결코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
싱어송라이터로 시작한 권진아 데뷔 정규 음반도 가을의 감성 적시며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한층 깊어진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얼마나 애썼는지 짐작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부드럽고 호소력 짙은 음색은 매혹적이다. 올 가을, 임창적, 유재석&엑소, 인피니트, 권진아의 노래 덕분에 행복하다. / purplish@osen.co.kr
[사진] SM 제공(유재석 엑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