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만대는 언제나 과감하다. '19금' 영화감독, 방송인, 그리고 주연배우까지 영화와 관련한 일이라면 팔방미인이다. 그런 그가 이번엔 이무영 감독의 영화 '한강블루스'를 통해 배우로 관객 앞에 섰다.
우리 주위에 있지만, 미처 보지 못했던 혹은 보려하지 않았던 음지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에서 봉만대는 노숙자 장효로 분한다. 감독보단 '아티스트'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봉만대를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Q. 배우로 돌아온 소감이 궁금하다
"힘들었어요. 제 영화도 아니고 다른 감독의 영화 속에서 주연을 한다는 것은 정말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다행히 제가 주요한 핵심 인물은 아니예요. 서브캐릭터로 나오죠."
Q. 다른 감독의 지시를 받으며 연기한 기분은?
"'배우는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구나' 생각했어요. 흉내낸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요. '아티스트 봉만대'에선 제가 감독이랑 주연배우 모두 했으니까 몰랐는데 다른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에 출연배우로 일을 하니까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있었죠(웃음). 가장 큰 스트레스는 상대 배우랑 합을 맞추는 거였어요. 제 연기가 미숙하니까요. '다른 배우한테 피해주지 말자'라는 생각에 힘들었던 부분이 있어요."
Q. 함께 일해본 이무영 감독을 평가하자면
"감독님이야 말로 촬영 내내 노숙자같았어요. 혹한기 겨울이었고 온도차가 너무 심해서 힘들어 하는 배우들의 감정을 끌어내기위해서 무던히 애썼던 기억이 나요. 상업영화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사회에 대한 모순을 하위층에 투영시키려고 노력하는 이무영 감독님의 모습이 대단해 보였어요."
Q. 노숙자 연기를 위해 특별히 포인트를 준 부분이 있다면
"제가 아무리 노력해 봤자 노숙자가 못된다는건 알아요. 대신 사회 안에 살지만, 사회 밖에 있는 장효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뭔가 어색한 사람 있잖아요."
Q. 연기 경험이 감독 봉만대에게 남긴게 있다면
"앞으로 영화 스케줄을 짤때 감독의 컨디션과 소품, 이런건 하나도 중요치 않다는 겁니다. 배우들의 컨디션에 맞춰서 스케줄을 짜야겠어요."
Q. 차기작은 '감독 봉만대'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감독의 가장 좋은 점이 뭔줄 압니까. '준비 중인 작품이 몇개 있어요' 라고 하면서 놀 수 있는거예요. 하하하. 시나리오 개발은 하고 있고 다 된 상태의 작품이 하나 있는데 아직은 조심스러워요."
Q. '한강블루스'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한 두명이라도 영화가 담은 메시지를 제대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사회주의도 아닌데 자본주의 국가에서, 그것도 문화강국이란 나라에서 어찌된게 문화를 창조하는 사람들이 제일 가난한거 같아요. 감독의 의무를 다하고 영화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꾸역꾸역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부양가족은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죠. 늘 불안한 삶 속에서 만드는 영화가 정상적일 수 없는건 당연한거 아닙니까." /sjy0401@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