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정 작가의 설명은 거침없었다. 'W'를 향한 뜨거운 관심에 이어 본인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부담을 느낀다고 했지만, 다양한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답을 이어가는 그녀에게선 작품을 향한 확고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20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에서는 송재정 작가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7월 20일부터 9월 14일까지 MBC에서 방송된 'W'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작품을 마친 소감은
-굉장히 얼떨떨하다. 과소평가를 받아서 억울할 때도 있었지만, 과대평가가 더욱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된거 같다.
Q. 결말에 대해 시청자의 의견이 분분하다
-대본은 내 창작물이 맞지만, 작품 전체는 내것이 아니다. 결말도 마찬가지로 내가 이렇게 썼지만, 판단하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캐릭터를 죽이면서 마음이 좋은 것은 아니다. 이번에도 오상무(김의성 분) 캐릭터를 떠나보내며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낀다. '나인'에서도 캐릭터를 떠나보내며 1년정도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모든 창작가가 갖는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창조물을 그저 도구로 볼 것인가. 아니면 영혼으로 볼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Q. 대본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었는데
-대본은 앞으로도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작가의 꿈을 꾸었던 시절, 대본이란 것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방송국에 들어와서야 대본이 무엇인지 처음봤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회의감을 느꼈던 경험이 있어서 공개하게 됐다.
Q. 그간 집필했던 작품 중 가장 힘든 작품이 'W'인가
-그건 아니다. 가장 힘들엇던 작품은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공동집필을 하니까 의견이 갈리더라. 각자가 아끼는 캐릭터가 있기 때문이다.
Q. 작가로서 이종석-한효주를 평가하자면
-이종석 씨에겐 고마운 부분이 많다. 우선 만화 캐릭터로 설정을 해놨는데 정말 만화처럼 잘 생겨서 고마웠다(웃음). 굉장히 노숙한 캐릭터였다. 세상을 모두 깨달은 초인같은 이미지로 설정을 해놔서 연기하는데 굉장히 힘들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이종석 씨를 대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강철과는 180도 다른 사람이다. 고생했을 거 같다.
하지만 이종석도 'W'를 통해 더욱 폭넓은 연기를 하게 됐을거라고 생각한다. 죽었다 살아나는걸 우리 드라마에서 몇번이나 했으니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지지 않았을까.
한효주 씨에겐 결말 부분에서 반쪽짜리 행복을 안겨준 입장으로 미안한 마음 뿐이다. 굉장히 우는 장면이 많아서 감정소모가 컸을거다. 또 의사 역할에 충실하기위해 멋도 내지 않더라.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나도 강철과 연주의 로맨틱한 연애를 좀 더 보고 싶었다. 밝은 모습을 많이 그려놓고 싶었지만, 작가도 글을 쓰다보면 스토리를 따라갈 수 밖에 없다. 조금 더 두 사람이 로맨틱하고 편안하게 연애하는 모습을 많이 넣지 않은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
Q. 마지막 인사
-과대평가가 두려웠지만, 굉장히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당분간 숨어있겠다(웃음). /sjy0401@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