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형돈이 휴식기를 끝내고, 대중 곁으로 돌아온다. 여느 복귀와는 그 모양새가 색다르다. MC로, 작가로, 그리고 가수로 그야말로 '동시다발적 컴백'이라는 표현이 딱들어 맞는다.
앞서 정형돈은 지난해 11월 스트레스로 불거진 건강 악화를 이유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해,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방송에서 늘 웃고 있던 그가 짊어진 정신적 고통이, 그의 연예계 활동 발목을 잡게 된 것. 대중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는 그의 뒷모습에, 응원의 목소리를 건넸다. 언젠가는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그런 정형돈이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를 통해 MBC 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을 통한 연예계 복귀 소식을 밝혔다. 앞서 '무한도전'의 블록버스터 특집 '무한상사'를 통해 깜짝 등장한 정형돈에 대한 반가움이 채 가시기 전이었다.
또 다른 소식도 이어졌다. 배우 신현준과 함께 한중 합작 웹영화를 통해 시나리오 작가로의 데뷔를 알린 것. 휴식기동안 시나리오를 틈틈이 써왔고, 우연히 신현준이 준비 중이던 웹영화의 시놉시스를 접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에 합류, 작가 데뷔가 성사된 것.
방송복귀와 작가데뷔가 끝이 아니었다. 절친 래퍼 데프콘과 의기투합해 큰 인기를 누렸던 팀 '형돈이와 대준이'도 새 앨범을 발매(2016.9.20 OSEN 단독보도)한다. 정형돈과 데프콘의 코믹한 호흡과 특유의 갱스터 랩이 사랑받았던 바로 그 힙합듀오다.
물론 '무한도전'만은 예외다. 이미 명확한 하차도 발표한 만큼, 복귀 가능성은 옅다. 이는 앞서 받았던 정형돈의 부담감의 주원인이 역시 '무한도전'임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앞서 '무한도전' 제7의 멤버를 뽑을 당시, 이는 '양날의 검'에 비유되곤 했다. 이는 비단 새 멤버에 국한되는 게 아닌, 기존 멤버들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국민 예능'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 시청자의 기대치 등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때문에 그만큼의 부담감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
정형돈이 떠나던 그 시점부터, 오랜 시간을 바랐던 복귀다. 좀처럼 익숙지 않은 영역을 넘나드는 동시다발적 컴백에 대중의 시선이 엇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신랄한 평가보다 우선으로, 모두의 바람대로 다시 돌아와준 그를 따뜻하게 반겨주는 것은 어떨까. '개콘'과 '무한도전'으로 연예계 '도니 1막'을 성공적으로 열었던 정형돈이 또 다른 '도니 2막'을 열어, 몇 배로 보답할 수 있는 시간이 머지 않았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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