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에서 시원한 복수는 박수를 받았지만, 수술대에 오른 주인공을 끝으로 열린 결말을 맺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3월 첫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는 어제(20일) 약 6개월의 50부작 대장정을 마쳤다.
초반부터 강렬한 전개로 시선을 끌었다. 살인, 불륜, 국회의원의 비리 등 자극적인 소재가 쓰였다. 주인공 이국철(이기광 분)은 이모부 변일재(정보석 분)와 도광우(진태현 분)으로부터 부모를 잃고 노숙자 신세가 됐다. 이후 강기탄이라는 이름으로 성인연기자 강지환에게 바통이 넘겨졌다.
부모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이 ‘몬스터’의 주요 골자다. 이 간단한 내용을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으로 끌고 가야했기 때문에 일재는 더욱 악랄한 악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잡으려고 하면 더 타락하고, 악행에 악행을 거듭했다.
또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판해 에피소드를 채웠다. 이것이 ‘몬스터’의 신의 한 수 중 하나다. 자극적인 스토리에 중독되는 재미도 분명 있었지만, 꾸준히 10% 안팎의 시청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엔 배우들이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렸던 공이 크다.
먼저 기탄 역의 강지환이 극의 중심을 이끌어나가는 제대로 된 주인공 역할을 해줬다. 그는 멜로, 코믹, 액션 모든 장르가 다 되는 넓은 연기적 스펙트럼으로 ‘몬스터’를 통해 다양한 재미를 선사했다. 기탄의 라이벌이자 흑화에도 공감을 샀던 도건우 역의 박기웅,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려낸 오수연 역의 성유리의 열연도 돋보였다.
여기에 뉘우칠 줄 모르는 악역으로 설정돼 있었지만 어딘가 귀여운 면모로 사랑을 받았던 도광우 역의 진태현, 기탄과 케미스트리(조합)를 뽐냈던 사랑스러운 신영 역의 조보아, 걸크러쉬 옥채령 역의 이엘 등 다양한 배우들이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빛나려면 악역은 더욱 어두워야 하는 법. 정보석은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변일재 역을 제대로 소화했다. 광기 어린 눈빛은 분노할 때보다 웃을 때 더욱 섬뜩한 공포를 자아냈다. 다시 한 번 악역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던 베테랑 배우의 클래스가 느껴졌다.
이처럼 ‘몬스터’는 배우들의 열연이 끌고 나갔던 드라마로 기억될 것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