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강수정이 5년 간의 침묵을 깨고 대중 앞에 나섰다. 원조 아나테이너로 전성기를 누리던 그가 한국을 떠나 있던 사이 강수정을 둘러싼 질 나쁜 루머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소문 따윈 신경 쓸 겨를도 없을 만큼 힘겨웠던 삶을 딛은 강수정은 마치 비 온 뒤 땅이 굳듯, 눈물로 일군 한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강수정은 지난 20일 방송된 tvN ‘택시’를 통해 오랜만의 토크쇼 나들이에 나섰다. 본디 아나운서 출신이었던 그는 활동 중단 전 필요한 말만 하는 깍쟁이 이미지였지만, 이날 방송에서는 전혀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스스로도 보이기 싫은 면들까지 다 보였다고 자평할 정도로 솔직한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강수정은 그 동안 증권가 정보지 등을 통해 근원도 근거도 없이 퍼졌던 소문들을 하나하나 해명했다. 가사도우미가 6명이고 매일 100만원 짜리 커피를 마시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한다는 루머에서부터 남편 재벌 2세설에 정략결혼설, 심지어는 돈을 떼먹었기 때문에 방송을 접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하나만으로도 버거울 악질적 루머였지만 강수정은 내내 담담하게 이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님을 힘주어 말했다. 그에게 더욱 힘들었던 것은 여섯 번의 시험관 시술과 세 번의 유산이었다.
결혼 3년차에 자연 임신으로 일란성 쌍둥이를 얻었던 강수정은 당시의 자신을 철없었다고 회상했다. SNS에 임신 체질이 아닐까 자랑할 정도로 뿌듯했던 기억이지만, 휴식기를 갖자마자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고 결국 아이들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유산 당시 병실로 뛰어 들어오는 남편의 얼굴은 현재 떠올려도 그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이날 그는 첫 번째 유산 이후 맘대로 되지 않았던 아기와의 만남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시험관 시술만 6번을 해야 했고, 그 사이 3번의 유산을 경험했다며 쉽지 않은 고백을 한 강수정의 힘들었던 시간은 주치의까지 안쓰러워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결국 임신을 포기하고 복귀작까지 잡아 놓았던 때, 기적이 찾아왔다. 현재 두 살 난 아들 제민이었다. 방송에서 우는 모습을 거의 보인 적 없던 강수정이 아들에게 영상편지를 띄우며 끝내 눈시울을 적시는 광경은 뭉클했다.
이경실, 조혜련 등 당대 최고의 기 센 언니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던, 천진한 매력의 소유자 강수정이 다시 방송을 시작한 이유는 힘겹게 얻은 아들이었다. 과거 영상들을 보며 좋아하는 아들의 모습이 원동력이 됐다는 설명이었다. 홍콩과 한국을 오가며 조심스레 활동을 재개한 강수정이 눈물로 낳은 아들에게 떳떳한 엄마로 활약하길 기대해 본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택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