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다. '아수라'에 출연한 배우 모두 132분 내내 끝까지 밀어붙이며 엄청난 연기를 보여줬다. 김성수 감독과 15년만에 만난 정우성은 압도적인 연기력을 보여줬다.
21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영화 '아수라'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성수 감독,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이 참석했다.
132분 내내 4명의 배우들이 정말 끝까지 밀어붙인다. 이런 영화를 만들어낸 김성수 감독은 "범죄 느와르 영화에서 힘없는 악당이 절벽 끝에 도달해서 주인을 무는 장면을 상상했다"며 "일반적인 영화에서 선악구도나 정의가 이기고 그런 것은 없다. 정의가 발 붙일 틈도 없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현실감 넘치고 끔찍한 폭력 연기를 펼친 배우들도 소감이 남달랐다. 정우성은 "이번 영화에서는 잘 짜여진 액션 연기 보다는 몸부림처럼 보이길 원했다"며 "그래서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어려운 기술이 필요한 액션 장면에서도 정우성을 믿고 촬영했다"고 액션신을 펼친 소감을 전했다. 정만식은 정우성을 실감나게 때리는 장면에서 "정우성을 때릴 때 국보를 대하듯이 연기했다"며 "때릴 때는 모션을 확실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성수 감독은 15년만에 만난 정우성을 중심으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혔다. 정우성도 시나리오도 보기 전에 출연을 약속했다. 김성수 감독은 "15년동안 여러차례 정우성씨와 함께 작업하려고 했지만 잘 안됐다"며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고 정우성 씨가 시나리오를 보기 전에 하겠다고 해서 고마웠다"고 캐스팅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정우성이 연기한 한도경은 극 중 인물들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그렇지만 다른 영화처럼 명석하거나 뛰어나지 않다. 정우성은 "명석하지 않은 한도경이었기 때문에 우리 현실과 관계된 인간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검사와 교수 등 전문직으로 자주 출연하는 곽도원은 '아수라'에서도 검사역을 맡게 됐다. 곽도원은 "사실 관객이 질릴 까봐 걱정을 했다"며 "하지만 '아수라'에서 김차인 검사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무너져 가는 모습에 치중했다"고 설명했다.
주지훈은 정우성과 황정민 그리고 곽도원과 정만식 등의 배우와 연기를 한 기쁨을 표현했다. 선에서 악으로 물들어가는 입체적인 역할을 맡았다. 주지훈은 "형님들이 참 귀엽다"며 "존경하는 선배들과 함께 촬영을 하게돼서 촬영장 가는 것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김성수 감독은 '아수라'에서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남성들이 주로 범죄를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수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권력을 잡으려고 하는 남자들이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여성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끝으로 출연 배우들은 '아수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정우성은 "의미 부여를 하지 않으려고 한 작품이었다"며 "여러가지 의미들이 스치면서 좀 더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정만식은 "극 중 한도경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남성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ps2014@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