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가 등장하는 로맨틱 코미디는 많았지만, 이런 ‘희귀템’(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희귀한 아이템이라는 용어)은 없었다. 배우 서인국이 온실 속 화초남으로 변신해 안방극장을 두드렸다.
지난 21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극본 오지영, 연출 이상엽)에서는 어린 시절 일찍 부모를 잃은 루이(서인국 분)가 할머니 최일순(김영옥 분)의 과도한 보호 아래 프랑스에서 쇼핑만 하면서 살다가 서울에 떨어진 이야기가 그려졌다.
서인국이 극중 맡은 역할은 황금그룹의 유일한 상속자 루이다. 비오는 날 외출 금지, 직접 운전 금지, 아침밥 거르기 금지, 한약을 먹는 동안 커피 금지 등 안 되는 것 투성이에서 루이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마약(?)은 쇼핑이었다. 그렇게 ‘쇼핑왕 루이’가 됐다.
캐릭터 설명을 위해 루이의 프랑스에서의 일상이 그려졌다. 25살의 나이이지만, 회상신에서 할머니에게 “엄마 아빠를 사 달라”며 눈물을 펑펑 흘리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보통 로맨틱코미디 속 재벌3세는 까칠함으로 철없음이 표현돼왔다면, 서인국표 재벌3세는 몸만 컸을 뿐이지 세상 물정 하나 모르는 ‘화초남’이었다.
말투부터 눈빛, 행동 하나하나 모성애를 자극하며 여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텔레비전을 통해 오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자 주인공을 발견하고는 ‘희귀템’을 본 듯 반해버리고, 그녀를 위해 냉장고를 꼭 보내주고 싶다는 착한 마음씨가 본 적 없는 캐릭터의 탄생을 알렸다.
무엇보다 불과 한 달 전 전작 ‘38사기동대’에서 명석한 두뇌를 가진 천재 사기꾼으로 분했던 바 있어 더욱 놀라움을 자아낸다. 전작에서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응답하라 1997’ 속 캐릭터부터 이번 ‘쇼핑왕 루이’까지 단 한 편도 비슷한 캐릭터와 연기가 없었다는 것이 서인국의 넓은 연기적 스펙트럼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방송 말미에서는 할머니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오던 루이가 서울 한복판에서 거지꼴로 발견돼 스펙터클한 전개를 예고했다. 이와 함께 예고편에서는 기억을 잃고 여자 주인공을 졸졸 쫓아다니는 애완견 같은 매력으로 대한민국 여심을 장바구니에 잔뜩 담을 전망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쇼핑왕 루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