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감성 멜로로 안방극장을 물들일 KBS 2TV 새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이 베일을 벗었다. 잔잔한 전개, 크게 역동적인 면은 없지만 따뜻하고 선선한 가을이라 이끌림이 강했던 드라마다.
지난 21일 첫 방송된 ‘공항 가는 길’은 결혼한 두 남녀가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 불륜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 속에 출발, 일단 따뜻한 감성으로 꽉 채워 안방극장을 찾았다. 김하늘과 이상윤의 설레는 조합, 그리고 평범해서 그래서 공감가는 대사와 설정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2012년 ‘신사의 품격’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하늘의 가을과 딱 어울리는 분위기와 풍부한 감정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아이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엄마이자 승무원 최수아를 연기한다. 남편과의 의견 차이, 아이에 대한 지극정성의 사랑을 가진 엄마다. 첫 방송은 딸을 조기유학 보낸 후 자책감에 시달리며 힘들어하는 수아가 새로운 남자 서도우(이상윤 분)와 인연을 맺는 과정이 담담하면서도 다음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졌다.
잔잔한 분위기가 가득하지만 인물들의 감정선을 엿보는 재미가 있는 드라마였다. 특히 김하늘 특유의 기품 있으면서도 모성애 가득한 엄마 연기, 감정을 꾹꾹 눌러담아 시청자들에게 수아의 아픔과 고민을 전달하는 정밀한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가을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는 잔잔한 멜로인 ‘공항 가는 길’에서 김하늘이 만들어가는 평온하지만 울림이 있는 감성이 상당히 매력적인 드라마였다.
‘공항 가는 길’은 방송 전 다소 담백해서 밋밋할 수 있다는 우려, 그리고 불륜을 미화할 수 있다는 시선이 있었다. 막상 뚜껑이 열린 이 드라마는 조심스럽게 그리고 차근차근 인물 설정과 감정선을 만들어가며 시청자들을 설득시킬 지구력을 갖춘 드라마였다. 멜로 드라마에 있어서 믿고 보는 배우인 김하늘이 두드릴 가을 감성의 여운이 첫 방송부터 깊게 이어지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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