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이 잔잔한 분위기 속 훅 치고들어오는 울림을 안겼다. 가을과 딱 맞아떨어지는 따뜻한 분위기, 설레는 사랑과 감동 가득한 감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드라마가 피할 수 없는 걸림돌이 있다. 바로 두 남녀가 이미 배우자가 있는 상태라는 것. 불륜 미화를 어떻게 풀어갈까.
‘공항 가는 길’은 각자 다른 상대와 결혼한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위로를 하고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 지난 21일 첫 방송은 조기 유학을 보낸 아이를 매개로 인연을 맺는 서도우(이상윤 분)와 최수아(김하늘 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서로의 얼굴을 모른 채 따뜻한 위로를 주고받던 이들은 도우의 피가 섞이지 않은 딸의 죽음을 계기로 마주하게 됐다.
각자의 배우자와 거리감이 있는 두 사람은 아이 이야기를 하며 친분을 쌓고 서로에게 어느 순간 위로의 존재가 된다. 앞으로 두 남녀가 결혼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새로운 인연을 맺어가며 벌어질 갈등과 사랑 이야기가 예상되는 첫 방송이었다. 일단 이미 배우자가 있다는 설정, 그 속에서 우정과 사랑을 오고가는 이야기는 가정이 있는 시청자들에게 미운 털이 박히기 딱 좋은 소재. 이 드라마는 첫 방송부터 불륜 미화가 아니냐는 우려가 있긴 하다.
서로가 가진 상처를 보듬으며 공감 있게 전개를 펼친다고 해도 어쨌든 시작은 유부남, 유부녀라는 설정이 안방극장에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 실제로 잔잔한 분위기 속 설득력 있게 펼쳐지는 두 남녀의 인연과 아픔, 고민은 흥미를 자극했다. 다소 밋밋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강한 울림이 있는 드라마였고 뒷 이야기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다만 첫 방송 전부터 우려가 있었던대로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불륜 미화가 아니냐는 불편한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 앞으로 이 드라마가 어떻게 개연성 있게, 그리고 소재 자체를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을 설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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