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정말 노래 잘하는 사람이 참 많다. '이번에도 또 해?'라고 놀라게 할 만큼 수없이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지상파부터 종편·케이블을 휩쓸며 쏟아져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력파 참가자들이 등장한다. 신기할 따름.
여덟번째 시즌으로 또 다시 대중앞에 되돌아온 Mnet '슈퍼스타K' 역시 마찬가지다. 시즌 넘버링을 버릭, '슈퍼스타K 2016'으로 이를 악물고 돌아온 제작진은 다행히 첫 방송에서 달라진 프로그램의 모습으로 호평받았다. 자극적인 편집이나, 지나친 감성팔이, 황당무계한 출연자들(물론 자작곡 '깔보지마'를 펼쳐낸 권지영 참가자가 있긴 했지만)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21일 첫 방송된 Mnet '슈퍼스타K 2016'은 10여명의 참가자들 중 8팀의 합격자를 담아냈다. 과반수 이상은 7명의 심사위원 모두에게 패스를 받아든 '올패스' 합격자들. 하지만 이들중에서도 단연 압도적인 관심을 받았던 이는 더 압축된다. 김동률의 노래를 자기의 것인냥 소화해낸 은행 청원경찰 조민욱(26), 유니크한 보이스로 존메이어의 'I don't need doctor'로 박수를 이끌어낸 김예성(19), 또한 버클리 음대생 이지은의 폭발적인 가창력, 캘리포니아에서 온 매력보컬 이세라(25) 등도 인상적.
하지만 이날 진짜 모두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던 참가자는 '지리산 소년' 김영근이었다. 현재 서울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는 그는 샘스미스의 'Lay me Down'을 열창,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김연우는 그를 '지리산 소울'이라고, 길은 "빈티지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났다"고 말했고, 에일리도 "고음에서 색소폰 소리가 났다"며 맞장구쳤다. 또한 김범수는 "쓰나미를 맞은 것 같다"고 들떴고, 뒤이어 모든 심사위원들은 앞다퉈 호평을 쏟아냈다. 급기야 "김영근씨 우리 이야기 좀 하게 잠깐 앉아있을래요?"라고 농을 할 정도.
이어진 김영근은 심사위원들의 '가요' 요청에 윤종신의 '탈진'을 불러 또 한 번 모두를 감동케했다. 눈물을 글썽인 거미는 "많은 분들이 위로를 받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에일리는 "시즌3부터 했다는데 포기 안 해 다행이다. 이번에 너무 잘 나오신거 같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기는 2016년이다"고 우승을 예측했다.
이날 '슈퍼스타K 2016'을 하드캐리한 이는 김영근이었다. 오디션 홍수의 시대에, 수많은 이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오디션의 존속 이유가 무엇인지를 새삼 깨닫게 하는 참가자였던 셈. 김영근이 '가수'라는 자신의 꿈을 찾아 한 단계 한 단계 도전해가는 과정을 보고 싶게 했다. '나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싶을 만큼. / gato@osen.co.kr
[사진] '슈퍼스타K 2016'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