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4개월 '두시의 데이트'를 이끌었던 방송인 박경림이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우리는 언제나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헤어짐이 익숙해지는 건 아니다.
23일 방송된 MBC FM4U '두시의 데이트'에서는 3년 만에 하차하는 박경림의 마지막 생방송이 진행됐다.
현아의 '어때?'도 무반주로 길게 불렀다. 마지막 방송이라고 평소보다 더 긴 라이브였다. 이에 청취자는 별로라며 끝까지 솔직해 박경림을 웃음 짓게 했다.
마지막 생방송이라 밝은 노래를 위주로 선곡했지만, 청취자는 자신에게 '이것'이라며 웨스트라이프의 '마이 러브'를 틀었다.
평소 진행하던 기습 전화연결 이벤트도 적중률이 좋았다. 세 통 모두 성공했다. 특히 이중 두 번째 청취자는 박경림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박경림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었고, 모녀는 함께 박경림의 하차를 아쉬워했다. 씩씩하게 진행하던 박경림도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진행을 시작한 첫날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밝았던 목소리가 3부의 문을 열었다. 눈물 펑펑 방송을 방지하기 위해 박경림은 자신의 흑역사가 담긴 사진과 녹음된 웃음소리를 단단히 준비하고 나섰다.
역시 마당발이었다.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꽃다발이 그녀가 그동안 얼마나 진심으로 라디오를 대했는지 알 수 있었다. 박경림은 평소 열렬한 팬이라고 밝혔던 박보검이 아닌 이문세와 전화연결을 했다. 첫 방송을 함께 있던 만큼 애정 넘치는 멘트로 박경림을 감동케 했다. 그의 긴 덕담에 청취자들은 “주례사냐”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마지막 생방송을 지원사격하기 위해 '박고테' 박수홍이 스튜디오를 찾았다. 두 사람은 찰떡호흡을 자랑하며 마지막을 유쾌하게 장식했다. 또한 박수홍은 "박경림은 꼭 돌아올 거다"며 "제가 아는 박경림 씨는 라디오를 정말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샤이니 민호는 애정 넘치는 문자를 보냈고, 김현철은 잠시 방문했다.
"나의 벗 나의 친구 잘가요" 등 청취자들의 문자가 쏟아졌고, 박경림은 "웃어야 한다"면서도 또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박경림은 시 '님의 침묵' 구절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박경림은 오는 25일 녹음 방송을 끝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 대신 지석진이 오는 26일부터 ‘두시의 데이트’ 진행을 맡는다. / besodam@osen.co.kr
[사진] 보이는라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