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1등 신랑, 1등 신붓감이다. 배우 이시언, 개그우먼 박나래가 반전 면모를 보였다. 따로 봐도 훌륭한 배우자 상인데, 둘이 함께 봐도 조합이 잘 맞는다. 공통점 하나 없는 남녀였지만 함께 출격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는 무지개 라이브 코너로 이시언과 박나래의 자취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 모두 10년 넘는 자취 경력을 뽐내는 혼자남, 혼자녀였는데 극과 극 일상이 재미를 더했다.
먼저 이시언은 대부 김용건이 화낼 정도로 정리되지 않은 집안 풍경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군대에서 배웠다던 치약으로 바닥 닦기, 물때는 물에서 나온 거니 치우지 않겠다는 모습 등 꾸며지지 않은 모습이 오히려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단순히 꾸밈 없는 솔직한 모습이 이시언의 매력을 돋보이게 한 것은 아니다. 그가 소중히 꺼내든 서류 하나로부터 시작됐다. 그것은 집문서였다. 착실하게 들어 놓은 주택 청약에 당첨이 됐다는 것. 무지개 회원들은 집문서를 보자마자 "청약된 사람 처음 본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청약에 당첨됐다는 것은 일단 착실하게 살았다는 증거. 이를 증명하듯 이시언은 은행으로 직행했다. 스마트폰을 믿지 못해 직접 창구에서 적금을 드는 모습이었다. 일정치 않은 연예인으로서의 수입에 정기적금을 들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시언의 알뜰살뜰함은 중고 거래로도 이어졌고, 박나래의 일상을 들여다 보던 중에도 "(돈을) 모아야 한다"고 현실적인 조언도 해줬다.
박나래는 이시언의 걱정대로 다 퍼주는 모습이었다. 과거 여러 차례 다른 방송을 통해 언급했던 '나래바'가 바로 그 주인공.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을 자아냈던 바. 긴 테이블을 펼치고 네온사인을 켜고, 박나래가 하루 종일 준비한 품격 있는 음식을 먹고, 또 박나래가 직접 펼치는 디제잉에 흥이 돋는 그야말로 식당 그 이상의 모습이었다.
그저 방탕하게 살기 위해 매일을 즐기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순간을 즐겁게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베푸는 이유도 과거 가난했던 신인 시절 받았던 고마운 도움을 그저 되돌려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술집에서 크게 대접하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집에서 직접 요리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초대하다 보니 지금의 나래바가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이시언과 박나래는 서로 극명하게 다른 일상을 보여줬지만 재미뿐만 아니라 깊은 울림을 줬다. 미래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또는 현재에 충실하며 주변 사람들도 살뜰히 챙기는 모습으로 다시 한 번 삶을 돌아보게 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나혼자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