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준기가 '달의 연인'에서 매회 소름돋는 연기로 시청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이준기의 소름 연기에 디테일을 더한 1등 공신은 '흉터'였다.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4황자 왕소(이준기 분)은 어릴적 어머니 황후 유씨(박지영)로부터 얼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이후 흉터와 함께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았다.
황자이긴 하지만 미를 중시하는 고려에서 4황자 왕소의 얼굴에 새겨진 흉터는 황제가 될 수 없는 낙인이자 족쇄였고, 어머니에겐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과오이자 과거였다. 더욱이 자신의 아들이 황제가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황후 유씨에게는 4황자 왕소는 필요 없는 아들에 불과했다. 그렇게 신주 강씨 집안으로 볼모처럼 양자로 보내졌다.
왕소는 홀로 외롭고 처절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야만 했고, 신주에서 수많은 위험과 고비를 넘으며 ‘개늑대’라는 별명이 붙어지기까지 그의 흉터를 가린 가면은 그의 닫혀진 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으로, 시청자들에게 가슴 아림을 선사했다.
황궁에서 살게 되어 4황자 왕소가 처음으로 형제들 앞에서 가면을 벗던 날, 흉터 난 자신의 얼굴을 보고 비웃는 3황자 왕요(홍종현 분)를 비롯해 끔찍하게 쳐다보는 이들의 시선은 4황자를 괴롭혔다. 하지만 그렇게 매번 그에게 좌절을 선사했던 ‘흉터’는 역설적으로 운명적이고 드라마틱한 반전의 상징이 됐다.
8회에서 황제를 대신 해 기우제 제주로 나서게 된 4황자 왕소는 그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해수(이지은 분)의 손길에 의해 흉터를 가리며 가면을 벗게 됐고 운명적으로 비까지 내리며 ‘하늘의 선택을 받은 자’로 우뚝 설 수 있었다. 백성들은 흉터를 가린 그를 보고 기적이라 생각하며 절을 했고, 그렇게 비가 내리며 그는 그를 옭아매던 흉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해수를 통해 4황자 왕소가 ‘피의 군주 광종’으로 예언된 가운데, 가면을 벗음과 동시에 흉터라는 올가미에서 벋어나 세상에 발을 내딛고 황제의 신임을 얻으며 황궁 정치판 한가운데 서게 된 4황자 왕소의 발걸음에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렇듯 흉터는 4황자 왕소를 이해하고 극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와 상징. 매회 레전드 연기를 갱신하고 있는 이준기의 연기 디테일을 뒷받침하는 ‘흉터’는 그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분장팀의 수고로움이 더해져 탄생했다.
'달의 연인' 측에 따르면 이준기는 흉터 분장을 위해 다른 배우들 보다 두 배나 시간이 걸리는 분장을 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고, 분장팀에게 의견을 내며 함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공을 들였다.
무엇보다 어릴 적 깊게 칼에 베인 상처는 이마 정 중앙에서 시작돼 미간을 지나고, 왼쪽 눈 아래부터 뺨까지 이어지는데 위치에 따라 각각의 흉이 난 모양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어릴 적 상처로 생긴 흉터라는 점에서 오랜 시간이 더해진 흉터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지난 8회 말미 큰 화제를 모은 ‘비 내림씬’에서 흉터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소름에 소름을 더한 장면이었고 큰 화제가 됐는데, 촬영팀과 분장팀의 수고로움이 더해져 만든 명장면이었다. 해수의 손에 의해 화장으로 흉터를 가린 4황자 왕소는 비를 맞으며 조금씩 이 상처가 드러났는데, 그의 흉터가 눈에 확연히 보여지기 까지 보수는 물론 수 차례에 걸친 분장과 촬영으로 명장면이 완성됐다는 후문.
'달의 연인' 측은 이와 관련해 “4황자 왕소의 흉터는 이준기 씨가 처음부터 흉터의 방향, 위치 등에 대해 직접 의견을 내며 분장팀과 함께 완성한 것”이라면서 “흉터 분장이 매번 같은 위치에, 같은 모양으로 해야 하는 매우 높은 디테일을 요구하기 작업이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이준기 씨는 이러한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은 이준기로 인해 4황자 왕소의 캐릭터는 이준기 그 자체가 됐고, 시청자들을 전율케 하는 소름 돋는 연기를 선사할 수 있었던 것. 그가 앞으로 ‘달의 연인’을 통해 또 어떤 전율을 선사할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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