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갑순이'에는 현실에서 볼 법한, 그래서 더 답답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재혼 가정을 이룬 재순의 상황은 보기만 해도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우리 갑순이' 9회에서는 갑돌(송재림 분)과 갑순(김소은 분)이 10년 간의 연애를 끝내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와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그려졌다.
언니인 재순(유선 분)은 갑순에게 잘 된 일이라고 하며 위로했다. 하지만 사실 갑순보다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는 건 재순이었다. 사실 재순은 지금까지 사랑 하나에 올인해 철없이 행동하던 갑순 못지않게 평탄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겉보기엔 사업하는 남편 금식(최대철 분)과 행복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던 것. 금식은 갑돌의 누나인 다해(김규리 분)와 이혼하고 재순과 재혼을 했음에도 주변이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래서 아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도 재순을 소개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장인 중년(장용 분)을 아는 사람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초롱(박서연 분)의 반항이었다. 늘 금식, 재순과 마찰이 생겼고 재순의 아들인 똘이에게 못되게 굴었는데, 그 정도가 갈수록 더 심해져 갔다. 급기야 재순이 화장을 못하게 하다가 화장품을 바닥에 떨어뜨리자 "죽거나 말거나 상관하지 말라"고 악을 써댔다. 게다가 재순이 어깨 한 번 쳤다고 다해에게 전화를 해서는 "아줌마가 때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순은 재혼을 한 상태라 금식과 초롱의 눈치만 계속 볼 뿐 그 어떤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자신 때문에 늘 근심 걱정하는 엄마 내심(고두심 분)에게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남편이 준 카드를 막 긁어서 금식의 심기를 건드리곤 했다. 갑순의 동거와 임신이 정리가 된 가운데 재순의 답답한 상황이 수면 위로 올라와 또 다시 내심의 억장을 무너지게 만들지, 아니면 새로운 변수가 생길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속 시원한 '사이다' 전개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우리갑순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