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동진이 갑상선 암과 뇌경색을 이겨내고 10년만에 다시 한 번 무대로 돌아왔다.
25일 오전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좋다'에서는 10년의 공백을 깨고 다시 배우로 돌아온 임동진이 출연했다. 임동진이 무사히 버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내와 딸과 손자 등 가족 덕분이다.
임동진은 아침 운동과 건강식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었다. 새벽마다 집에 마련한 체력 단련실에서 열심히 운동을 했다. 아침 식사도 고구마와 과일로 가볍게 밥을 먹었다.
임동진이 건강에 유별나게 신경쓰게 된 이유는 갑상선암과 뇌경색때문이었다. 갑상선암 수술 1년만에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3일만에 깨어났다. 임동진은 평생 휠체어를 타야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절망에 빠졌지만 강한 의지로 이겨냈다. 그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걷기 운동과 체조를 통해 몸관리를 했다.
임동진은 아직까지도 노력하는 배우였다. 여전히 모든 대본을 제대로 숙지하기 위해 외우고 또 외웠다. 최근 새롭게 연극을 시작한 임동진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투리를 쓰는 역할을 맡아 고민이 많았다. 임동진은 자신의 연습이 끝나고 난 뒤에도 다른 배우의 연기를 보며 연습을 잊지 않았다.
임동진은 손자 바보였다. 배우인 활동 준비 중인 2살 손자 노아를 정말 예뻐했다. 임동진은 체면을 던져버리고 손자인 노아를 위해서 기저귀 가방을 매고 키즈카페에 갔다. 물론 2살짜리 노아를 주로 돌보는 것은 아내였다.
임동진과 아내 권미희는 정말 어려운 생활을 이겨냈다. 권미희씨는 배우였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무명 배우의 아내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권미희는 "신혼 여행도 못가서 워커힐 호텔을 한 바퀴 돌고 말았다"며 "월세를 살면서 6개월에 한 번씩 주인아주머니가 부르는 것이 그러게 싫었다. 작고 이상한 집이라도 샀으면 좋겠다고 항상 바랐다"고 말했다.
임동진은 젊은 시절 고생한 아내와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 했다. 오랜만에 나들이를 떠난 부부는 멋진 풍경 속에서 함께 고둥을 함께 주우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권미희는 "나한테만 허풍이 많다"며 "다른 사람한테는 없다"고 폭로했다. 임동진은 "아내가 저를 지켜봐줬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추석을 맞이해 온 가족이 명절에 임동진의 집에 모였다. 임동진은 가족들과 함께 윷놀이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나눠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임동진은 "나이가 먹을 수록 형제와 피붙이들이 더 소중해진다"며 "철이 드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73세의 나이이지만 여전히 임동진은 배우로서 열망이 컸다. 임동진은 공연이 있는 날이면 극장 문도 열지 않은 이른 시간에 공연장을 찾아갈 정도였다. 임동진은 "내 열정에 내가 왜 시달리는지 모르겠다"며 "좋은 사람들을 모아서 영화도 한 편 찍고 싶다. 살아있는 한 이뤄질 수 있지 않겠냐"라고 앞으로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pps2014@osen.co.kr
[사진] '사람이좋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