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시한부 로맨스 소재는 대부분 뻔하게 그려져 지루한데 ‘판타스틱’은 이를 유쾌하게 변주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판타스틱’의 이 같은 유쾌한 변주는 주상욱의 연기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주상욱은 JTBC 금토드라마 ‘판타스틱’(극본 이성은, 연출 조남국)에서 한류스타 발연기 장인 류해성 역을 맡아 열연 중으로 주로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극 중 소혜(김현주 분)에게 운동하고 있는 자신을 찍은 사진을 보내는 허세 가득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소혜가 준기(김태훈 분)와 같이 있는 걸 보고 몰래 숨어서 지켜보며 질투하고 답이 안 나오는 발연기로 웃음을 자아내는 등 유쾌한 에너지가 넘치는 캐릭터다.
하지만 마냥 코믹한 캐릭터는 아니다. 10년 동안 소혜만을 가슴에 품고 있었던 순정남의 매력을 가지고 있고 소혜가 시한부 삶이라는 걸 알고 오열하며 괴로워하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주상욱은 극과 극의 두 가지 면을 가지고 있는 해성을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 코믹할 때는 확실히 코믹하게 슬플 때는 확실히 슬픈 연기를 펼쳐내고 있다. 시한부 로맨스에서 보통 남녀주인공이 힘들어하고 우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로맨틱 코미디로 변주한 ‘판타스틱’에서 주상욱이 이 드라마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최근에는 소혜의 상태가 심각해지면서 주상욱의 이중연기가 더욱 돋보이고 있다. 한 회에서 그가 보여주는 극과 극 연기가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긴다. 지난 24일 방송에서도 그랬다.
해성은 이미 소혜가 암에 걸린 사실을 알고 있는 상황. 그 속에서도 해성은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웃음을 줬다. 준기를 찾아가 소혜를 위한 응급처치를 배우면서 코믹한 표정을 짓는가 하면 소혜가 매정하게 굴어도 소혜를 찾아가 귀여운 앙탈을 부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면서도 슬픔에 잠긴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준기에게 소혜의 심각함을 들은 해성은 메이크업을 받던 중 슬픔을 참지 못해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스태프를 밖으로 내보낸 후 마음 편히 울지 못하고 소리를 삼키며 오열하는 연기나 방송 말미 자신이 떠난 후 다른 여자를 만나라는 소혜의 말에 말없이 따뜻한 눈빛으로 소혜를 바라보고 소혜의 손등에 뽀뽀를 하고 한없이 눈물을 흘리며 애틋함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방송 한 회에서 코믹하고 애절한 모습의 해성을 입체적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이는 주상욱. 주상욱표 시한부 로맨스는 역시 달랐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판타스틱’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