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휘가 80년대에서 걸어나온 사람처럼 리얼한 연기를 선보였다. 1985년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 '빨간 선생님'에서 이동휘는 경상도 사투리가 구수한 선생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도 맛깔난 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이동휘. 이젠 80대년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25일 방송된 KBS 드라마 스페셜 '빨간 선생님'에서는 80년대 아팠던 시절, 사제지간의 따뜻한 사랑을 그려냈다. 태남(이동휘)은 여고 수학교사이자 학년 주임이다. 학교의 절대 권력 교감에게 충성하며 적당히 촌지도 받고 사는 인물.
반면 아이들에게는 엄격한 교사로 몰래 소지품 검사를 하는가 하면, 단발 단속에도 열심히다. 아이들은 그런 태남을 싫어하고, 반장 순덕(정소민)은 그를 아에 '변태남'이라고 부르며 반항하기 일쑤다.
노총각인 태남은 불륜을 담은 야한 소설을 읽다가 버린다. 옆집에 사는 순덕은 우연히 그 책을 발견하고 반 아이들과 돌려보고, 2권을 찾으러 서점을 다 뒤진다. 하지만 원작가는 그 책이 금서로 지정돼 감옥에 갇힌 상태. 결국 순덕은 자신이 2권을 쓰기로 결심하고, 그 책은 큰 인기를 끈다.
태남 역시 아이들 소지품을 검사하다 그 책을 발견하고 심취한다. 태남은 1권이 금서로 지정된 사실을 알고, 자신의 신분을 숨긴채 순덕에게 비밀 편지를 써 경고한다. 또 2권을 모두 수거해 불에 태운다. 하지만 2권은 서울까지 퍼지고, 결국 안기부 요원들이 학교에 들이닥친다.
태남은 순덕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썼다고 거짓말을 하고, 이 일로 그는 학교에서 잘린다. 순덕은 훗날 이 모든 사실을 알게되고, 태남을 찾아다닌다. 작은 학원 앞에서 태남을 만난 순덕은 그에게 처음으로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이날 이동휘는 구수한 사투리 연기와 현실에서는 다소 야비하지만 제자 사랑만은 지극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주연으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치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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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빨간 선생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