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희가 ‘애인있어요’에 이어 ‘끝에서 두 번째 사랑’으로 멜로 장인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눈빛만으로 김희애와 가슴 절절한 사랑을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들어냈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서는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는 고상식(지진희 분)과 과거보다 현재의 사랑을 원하는 강민주(김희애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상식과 민주는 같은 사고로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상식의 아픔은 민주보다는 복잡했다. 상식은 자신의 욕심과 실수로 인해서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고 그 사고가 생긴 당일 아내마저 잃었다. 자신이 일으킨 사고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민주의 사랑을 받아주기에 상식은 너무나 고지식했다.
하지만 상식은 분명 민주를 사랑하고 있었다. 과거 보다는 현재의 사랑에 집중하며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민주를 보는 눈빛은 남달랐다. 상식은 간절하게 민주와 행복한 미래를 바라지만 살아있는 것도 죄스럽게 여기는 삶을 너무도 오래 살아왔기에 그것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민주에 대한 사랑과 과거의 상처 사이에서 갈등하는 상식의 고민은 공감이 갔다. 그리고 상식의 고민하고 갈등하는 눈빛까지 매력적이었다.
민주와 꽃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고 행복한 순간을 보내는 순간에도 상식의 눈은 고민과 우수에 가득 차 있다. 비극적이게도 행복할 수 없는 기운을 팍팍 풍긴다. 그러면서도 우울하거나 비관적인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저 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할 뿐이다.
상식을 연기하는 지진희의 멜로 눈빛은 이미 ‘애인있어요’에서 검증을 마쳤다. 과거의 상처로 인해서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을 사랑한다는 설정은 ‘애인있어요’와 ‘끝에서 두 번째 사랑’ 모두 비슷하다. 과거에도 지금도 여러 말보다 여주인공을 바라보는 눈빛을 통해 가슴을 파고드는 아픔과 사랑을 표현했다.
키스하기 직전의 상식이 민주를 바라보는 눈빛은 애틋함 그 자체였다. 누구도 그 눈빛 앞에서 키스를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뒤늦게 사랑을 깨달은 상식과 그런 상식을 오해하고 떠나간 민주는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pps2014@osen.co.kr
[사진] '끝에서 두 번째 사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