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난히 많은 성추문이 연예계를 얼룩지게 만들고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여러 남자 스타들이 불명예스러운 보도 타이틀의 주인공이 됐다.
'성범죄'라는 타이틀은 그 어떤 것보다 민감한 사항이다. 어떤 범죄는 그나마 괜찮고 어떤 잘못은 더 나쁘다는 질적인 차이가 있겠냐만은 연예인들에게 '성범죄' 꼬리표는 쉽게 떨어뜨리기 힘든 족쇄다.
그래서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범죄 여부가 확실히 가려지기까지 조심해야 한다. 게다가 상대가 일반인인 여성인 경우가 많아 자칫하면 피해자까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곤 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준영의 사건이 그렇다. 정준영은 자신을 둘러싼 추문이 일파만파 퍼지자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과 사과에 나섰다. 팬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한 그는 준비한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그에 따르면 전 여자 친구와 교제하던 올해 초 사생활이 담긴 짧은 영상을 찍었고 이는 '몰래 찍은 게' 아닌 '상호 인지 하에 장난 삼아 찍은 것'. 이후 두 사람이 다투게 됐고 이를 갖고 전 여자 친구가 우발적으로 고소해 경찰 조사를 받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 여자 친구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에 고소 취하의 뜻을 밝혔고 당시 촬영이 강제적으로 이뤄지거나 자신의 의사에 반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둘 사이 철없던 행동이 은밀한 해프닝으로 마무리 될 거로 두 사람은 안심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이 보도화됐고 지극히 개인적인 일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정준영에게는 엄청난 이미지 타격을 안겼고 일반인인 고소인에 대한 무분별한 이야기도 온라인을 떠돌아다니게 됐다.
급기야 정준영이 앞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언급했던 휴대전화에 대한 루머까지 나왔다. 지인들의 연락처가 담긴 한 개인의 휴대폰에 대한 누리꾼들의 상상력은 끝도 없이 펼쳐졌다.
어찌 됐든 정준영은 논란의 중심에 섰고 이번 일로 출연하고 있는 고정 프로그램에 대한 하차 여부까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검찰에서 여전히 수사 중이며 그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고소인이 정준영에 대한 무혐의 탄원서를 검찰에 거듭 제출하며 상황이 마무리되기만을 호소하고 있다. 일반인으로서 감내하기 힘든 상황과 일을 이렇게 만든 후회까지도.
정준영과 고소인의 철없는 행동이 만든 파장은 분명 크다. 하지만 그에 따른 비난과 처벌은 검찰 수사 후에 이뤄져야 할 터. 정준영에게 늦가을 바람은 유난히 시리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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