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 이준기, 섬세한 눈빛연기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휘저어 놓더니 이번에는 목에 핏줄로 다시 한 번 여심을 흔들었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극본 조윤영, 연출 김규태, 이하 달의 연인) 10회분에서는 왕소(이준기 분)가 어머니 유씨(박지영 분)가 정윤(김산호 분)을 죽이려고 한 계획을 방해, 정윤 대신 독배를 마시고 피를 토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이날 이준기는 핏줄로도 연기하는 내공을 보여줬다. 독이 든 차를 마시고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피를 토하는 연기를 펼쳤는데, 독 때문에 피를 뿜기 직전 목에 핏줄이 서서히 도드라지게 하는 연기가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역시 이준기’라고 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왕소가 이렇게까지 피를 토하게 된 데는 유씨의 계략이 있었다. 기우제로 왕건의 신임을 받고 있던 왕소의 기세를 꺾기 위해 왕소를 곤란에 빠뜨리려고 했다. 이를 알아챈 왕소는 유씨를 찾아가서는 “그만큼 괴롭히고도 성에 안 차냐”며 크게 분노했다.
유씨는 태연한 태도로 정윤에게 독이 묻은 찻잔을 보냈다면서 중양절 연회에서 죽는다고 했다. 왕소는 정윤을 위해 유씨의 악행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유씨는 또 다른 계획이 있어 왕소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유씨는 차를 들고 온 궁녀만 죽으면 왕소가 주인이 되는 거라고 했다.
그러는 사이에 황보연화(강한나 분)는 해수(이지은 분)를 처리하려는 계획을 진행했다. 해수가 찻잔 시중을 들게 해 해수를 죽이려고 한 것. 유씨와 황보연화의 계획으로 정윤과 해수를 모두 처단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해수가 찻잔을 들고 올지 모르고 있었던 왕소는 연회에서 정윤에게 할 말이 있다고 했고 이때 해수가 찻잔을 들고 들어왔다. 왕소는 해수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해수와 정윤을 구하기 위해 대신 차를 마시겠다고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찻잔에 독이 묻은 게 아니라 차에 독이 들어 있었다. 왕소는 차에 독이 들은 걸 알았지만 때는 늦었고 결국 자신이 마시겠다고 한 차 세 잔을 모두 들이켰다. 왕소는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해수와 정윤을 위해 독을 마신 왕소.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피를 토했다.
왕소가 피를 토하는 이 엔딩 장면이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독 때문에 괴로워하는 게 온전히 시청자들에게 전달이 될 정도로 이준기는 목의 핏줄로도 연기를 펼쳤다. 독이 온 몸에 퍼져 손이 떨리는 걸 참으면서 피가 나오는 걸 어떻게든 막으려고 애쓰다가 서서히 목에 핏줄이 서는 것까지 섬세하게 표현, 모두가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연기력이었다. /kangsj@osen.co.kr
[사진] SBS ‘달의 연인’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