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니의 목소리는 그녀의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일각에서는 랩이 잘 안 들린다고, 그녀의 목소리 톤이 낮다고 혹은 높다고 말한다. 그 뾰족한 목소리들이 그녀에게 상처를 냈다. Mnet 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이하 언프리티)에서 그녀에 대한 인상은 각기 달랐다.
실제로 만난 제이니는 열아홉 여고생의 모습 그대로 천진난만했다. 물어보는 질문을 하나씩 곱씹으며 자신이 답변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놨다. 육지담과의 1대1 디스 배틀 당시 기가 센 여자는 온데간데없고, 귀엽고 예쁜 소녀가 앉아있었다.
“디스 배틀 후 많은 분들이 제게 ‘기가 세다’고 하시더라고요. 물론 제 성격이 지는 걸 싫어하긴 하지만 매사에 그렇진 않아요. 언니들과 시간이 지나면서도 친해졌고요. 다들 안 보이게 잘 챙겨줬어요. 매주 만나서 밤샘 촬영을 하다보면 안 친해질 수가 없거든요. 또 랩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니까 더 돈독해질 수 있었어요.”
제이니가 육지담과 벌인 1대 1 디스 배틀은 말 그대로 충격, 그 자체였다. 숨기고 싶은 서로의 과거, 단점을 들춰내며 랩으로 무섭게 공격하는데 아무리 강심장이라고 해도 무너지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 등골이 오싹할 만큼 무섭고 차가웠다.
이날 첫 번째로 무대에 올랐던 두 사람은 서로가 원수인 듯 노려보며 대차게 디스했고, 분위기는 살벌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무대를 마친 뒤 ‘수고했다’는 말로 프로다운 자세를 보였다. 디스 배틀 전, 상처받지 않기로 미리 약속하고 무대에 오른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것처럼 제가 육지담 언니와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니에요. 싸운 적도 없고요. 언니도 무대에 오르기 전 ‘재미있게 하자’고 했고, 올라가서는 준비한 것들을 모두 보여준 것이었어요. 끝나고 나서 (랩 내용 때문에)곧바로 웃을 순 없었어도 다음 촬영에서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음 미션을 준비했어요.”
평상시 네티즌들로부터 ‘랩이 잘 안 들린다’는 지적을 받았던 제이니는 스스로의 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첫 시작부터 탈락 후인 현재까지도 매일 매일 혼자서 연습을 하는 것은 물론 레슨까지 받으며 실력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디스 배틀에서 꼭 이기고 싶다는 생각에 밤을 새우며 가사 쓰고 외웠어요. 또 가사를 까먹을 수도 있으니 가상으로 누군가를 세워놓고 연습했던 것 같아요. ‘이빨 밀당녀’라는 가사가 나오게 된 것은 지담 언니가 예전에 ‘쇼미더머니’에서 ‘힙합 밀당녀’라고 했던 것을 참고해 만들었죠. 그때 이긴 것은 연습을 철저하게 했던 덕분이었던 거 같아요. 사람들이 저에 대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있고요. 앞으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릴게요.(웃음)” (인터뷰②에 이어집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