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 지난 여름 소란스러운 스캔들을 몰고 온 이들을 향한 영화계 안팎의 시선이 남다르고 때로는 날카롭다. 두 사람의 커리어 행보는 각각 어떻게 될까.
사생활로 떠들썩했지만 사실 이들은 영화계의 굵직한 연출자와 연기자다. 홍상수는 '홍상수월드'란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를 건축한 작가주의형 감독이고, 김민희는 '화차', '연애의 온도' 등을 거쳐 '아가씨'로 국내 충무로에서 몇 안되는, 연기력과 스타성을 동시에 지닌 여배우로 자리를 단단히하고 있었던 바다.
그렇기에 이들의 스캔들이 더욱 아쉬움을 자아냈다. 특히 김민희같은 경우는 '아가씨'의 흥행과 함께 그 앞길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했을 때 돌연 터진 스캔들이라 우려와 안타까움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몇 개월이 지났고 그간 결별설이 불거졌기도 했지만, 이들은 여전히 대중을 향해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나 홍상수 감독의 커리어와 활동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해당 스캔들로 홍상수 감독이 입는 타격이 김민희보다 크지 않을 거란 시선이 존재했는데, 이는 홍상수 감독의 무대가 국내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해외에서 어쩌면 더 사랑받는, 국내 상업 영화계 시스템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홍상수 감독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지금까지 그래왔듯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말이다.
홍상수 감독은 25일(한국시간) 폐막한 제64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으며 그 위치를 다시 한 번 확고히했다. 유럽 영화계의 그에 대한 애정은 익히 알려진 바다. 이 영화는 오는 11월 국내 개봉을 확정했는데, 그의 골수 영화팬들이 스캔들 때문에 영화를 거부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반면 김민희는 조금 다른 위치에 있다.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는 오묘한 이미지를 가졌지만, 그는 여전히 상업영화에 캐스팅되는 메이저 배우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어찌보면 특별한 외출이었다. 모델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는 이미 뗐다 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핫한 패셔니스타로 소비되고 여성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CF스타이며, 상업영화 티켓파워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상업배우다.
현재 김민희의 복귀 여부는 불투명하다. 영화계는 "민희야 돌아오라"고 외치며 김민희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의 캐스팅에는 감독이나 제작자 역시 남다른 용기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스스로 복귀할 의지가 얼마나 강하냐가 관건인데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이 역시도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그 와중에 김민희는 내년 개봉 예정인 홍상수 감독의 영화 두 편에 등장한다. 완벽한 홍상수 감독의 뮤즈로서 영화팬들을 만나는 것이다. '배우' 김민희를 위해서는 사생활과는 별개로 홍상수의 그늘을 벗어나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