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을 잃지 않고 연기하려 노력했다."
'달의 연인' 속 왕위를 둘러싼 위기가 휘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이준기가 놀라운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제대로 잡아주고 있다.
이준기는 지난 2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 10회에서 자신의 어머니인 황후 유씨(박지영 분)가 정윤(김산호 분)을 죽이기 위해 준비한 독차를 대신 마시는 왕소의 심리와 위태로운 상황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심장까지 쫄깃하게 만들었다.
이날 왕소는 해수(이지은 분)에게 흔들림없는 사랑을 고백하는 한편, 어머니 황후 유씨가 정윤을 폐위시키려 움직이자 격분했다. 또 신주로 떠나라고 하는 아버지 태조(조민기 분) 앞에서는 다시 상처 받은 마음을 내비치는 등 이준기는 한 회 동안 다양한 감정선을 내비치며 극적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백아(남주혁 분)를 아끼고 해수를 지키려하는 왕소의 모습에서는 그가 얼마나 인간적인 인물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우정과 사랑의 감정은 다르지 않다고 말하며 자신이 마음 속에 품은 이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 그를 보고 있자면 외로운 마음을 다독여주고 싶을 정도로 안쓰럽기만 하다.
그리고 이날 방송 말미 왕소가 정윤을 대신해 독이 든 차를 비워내는 장면은 그 어떤 미동도 보이면 안 되지만, 죽을 지도 모를 뿐더러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독차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한 인간의 미세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만큼 쉽지 않은 연기임에 틀림이 없었다.
하지만 이준기는 모든 것을 감내하는 눈빛과 표정, 손떨림 등으로 비극 앞에 서 있는 왕소의 상황을 완벽하게 설명해냈다. 또한 잠시 자리를 비우겠다고 말하며 돌아서서 걸어갈 때 솟구쳐 오르는 피를 어떻게든 참아내려 목 핏줄까지 세우는 이준기의 연기는 그 어떤 찬사도 아깝지 않았다.
앞서 이준기는 "가장 미천한 황자였다가 제일 주목 받는 황자가 되면서 소를 둘러싼 환경이 완전히 바뀐다. 지금까지 불안정한 소년의 모습이었다면 이후에는 좀 더 듬직하고 단단해진다"며 "다양한 감정이 오가기 때문에 중심을 잃지 않고 연기하려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처럼, 한 회 안에 너무나 많은 감정에 휩싸여야 하는 왕소를 연기해내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준기는 이 모든 것을 완벽히 해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매회 명장면, 명대사를 양산해내고 있다. 이제 반환점을 돈 '달의 연인' 속 이준기가 얼마나 더 매력적인 왕소를 완성해낼지, 앞으로 왕위와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더 치열하게 내달릴 이준기표 왕소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parkjy@osen.co.kr
[사진] '달의 연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