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우아커플' 남주혁과 서현이 '케미' 하나로 긴 서사를 완성했다. 아쉬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화면을 장악하는 존재감을 자랑하는 두 사람의 뛰어난 호흡에 절로 응원할 수밖에 없는 마력이 느껴진다.
두 사람은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각각 고려의 13황자 백아와 후백제의 마지막 공주 우희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즉 두 사람의 관계는 나라가 망하는 바람에 공주의 신분을 숨기고 살아가는 여자와 그 여자의 나라를 망하게 한 왕의 아들로서, 현실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이러한 설정은 일찍부터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았고 마침내 7회에서 백아와 우희의 첫 만남이 그려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황자임에도 불구하고 왕위보다 풍류를 즐기길 택한 백아는 여느 날처럼 길거리로 나가 백성들을 그렸고, 이를 본 우희는 그가 붓질로 후백제 백성들을 무시한다고 여겨 버럭 화를 냈다.
그다지 기분 좋은 첫 만남은 아니었던 두 사람은 지난 26일 방송된 10회에서 다시 재회했다. 백아는 춤 반주를 해주러 간 기방에서 새 기녀로 들어온 우희를 보고 묘한 미소를 지었고, 우희는 여전히 그를 향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야말로 사포처럼 까칠한 우희의 반응에도 백아는 그의 이름을 물으며 능글맞게 관심을 표하며 앞으로 시작될 두 사람의 로맨스를 예고했다.
극 중 백아가 우희를 칭하는 별명 아닌 별명은 바로 '종자기'. 이는 고사성어 '백아절현'에서 따온 것으로, 중국 춘추시대 거문고로 유명했던 백아가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종자기가 병으로 죽자 거문고의 줄을 끊어버린 후 다시는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펼칠 백아와 우희의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는 복선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렇듯 '짠내'를 예고한 로맨스는 오히려 많은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했을 뿐 아니라, 실제 역사와 극이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며 많은 응원을 얻고 있다. 또한 이를 연기하는 남주혁과 서현의 훤칠한 비주얼 역시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메인 커플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우아커플'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과연 두 사람은 여러 복선이 보여주듯 슬픈 엔딩을 맞이할 것인지 앞으로의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달의 연인'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