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창욱이 데뷔한 지도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의외로 예능계에서 그의 모습을 찾아 보기는 힘들었다. 그런 지창욱이 배우의 아우라를 벗고 진중하면서도 순수한데다가 4차원이기까지 한 스스로의 매력을 마구 발산했다. 드라마 홍보를 위해 ‘택시’를 찾아 준 것이 고마울 만큼, 지창욱의 모습들은 빛났다.
지창욱은 지난 27일 방송된 tvN ‘택시’에 출연, 소녀시대 윤아와 함께 새 드라마 ‘K2’ 알리기에 나섰다.
택시 탑승에 앞서, ‘택시’ 제작진은 윤아와 함께 매너 좋기로 이름난 지창욱의 실제 모습을 알아 보기 위한 테스트 코너를 비밀리에 준비했다. 그는 윤아의 머리카락에 붙은 실오라기를 자연스러운 손놀림으로 제거하면서 “내가 떼 줬어”라고 생색을 내 웃음을 줬다. 윤아가 병 뚜껑을 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자 곧바로 그에게서 병을 스윽 가져가 뚜껑을 열어주기도 했다.
윤아와 함께 대기실에 남은 지창욱에게는 여태까지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보여줬던 것과는 다른 순수함이 있었다. 오랜만의 예능 출연에 긴장했다며 멀미도 없는데 멀미방지제를 붙이겠다고 한다거나 “쉬 마려운 것 같아”라며 귓속말을 해 윤아는 물론 보는 이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이윽고 택시에 탑승하기 직전, 지창욱은 취재진과 팬들을 향해 큰 소리로 “빵!”이라고 소리치며 총을 쏘는 시늉을 하는 등 4차원 행동으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촬영 당일 쾌청한 날씨에 감탄하며 녹화 도중 잠시 말을 잊기도 하는 모습은 순수 그 자체였다.
팬들과의 게릴라 데이트를 위해 명동을 찾아서는 유달리 쑥스러워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원래도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밝혔던 지창욱은 구름떼 같은 인파에 수줍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다가도 시민들의 허그 요청을 받자 단박에 포옹을 선사하는 프로의식(?)도 보여줬다. 또 이동 중 잠시 들른 크로켓 가게에서는 방송임을 잊은 듯 정신 없는 먹방을 선보이기도 했다. 평소에는 매니저 없이 혼자 다닌다고 하니, 그의 자유로운 행동들이 짐작이 됐다.
그런가 하면 배우로서 말 할 때는 항상 진중했다. 식당을 운영하시던 어머니의 고된 출근길을 돕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기도 했다. 이제는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신다는 현금도 듬뿍 드릴 수 있게 됐고, 전세지만 집도 마련했다며 효도 자랑을 맘껏 하는 지창욱에게서 소년의 천진함이 엿보였다.
그의 아지트라는 카페에서 직접 커피를 내려주는 모습은 이색적이었다. 실제로 지창욱의 팬들은 그가 쉴 때마다 해당 카페를 찾는 것을 알고 있을 정도라고. 이 자리에서 펼쳐진 라이브톡에서는 팬들의 요구라면 뭐든지 해 냈다. 특히 무표정과 뻣뻣한 동작의 부조화가 인상적인 지그덕 댄스는 모두를 포복절도케 하기 충분했다.
이날 방송에는 ‘웃어라 동해야’의 동해도, ‘기황후’의 타환도, ‘힐러’의 정후도 없었다. 배우로서의 모습도 잠시 벗어 던진 지창욱은 서툴지만 순수하고, 그러면서도 엉뚱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분명히 존재할 그의 또 다른 매력들이 궁금해지는 것을 보니, 지창욱은 새로운 예능 캐릭터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택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