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 우희진의 예언이 불안하다. 강하늘에게는 “단 한 번 그 아이를 외면한 일이 후회로 남을 거다”고 했고, 이지은에게는 “매순간 경계하고 살얼음판을 걷듯 살아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지은을 향한 말은 작품의 부제이기도 한 보보경심의 뜻. 앞으로 전개에 큰 힌트가 될 것이 분명하다.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극본 조윤영, 연출 김규태, 이하 ‘달의 연인’)에서는 지금까지 해수(이지은 분)와 8황자 왕욱(강하늘 분)의 쌍방향 로맨스가 그려지고 있었다. 여기서 4황자 왕소(이준기 분)는 수를 향해 짝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면서 삼각 로맨스가 작품의 기본 러브라인 뼈대였다.
본격적으로 황위 계승을 위한 욕망들이 드러나면서 러브라인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수가 욱에 대한 마음을 접고 소에 애정을 갖기 시작하는 변화가 전망된 것. 지난 27일 방송된 11회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그려졌다.
수는 정윤 왕무(김산호 분)를 시해하려 했다는 누명을 쓰고 죽을 위기에 처했으나, 오상궁(우희진 분)의 희생으로 겨우 살아나게 됐다. 오상궁에게도 죄가 없음을 알고 있었던 수는 황제인 태조 왕건(조민기 분)에게 석고대죄를 드렸고, 황제는 수를 옹호하는 자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분노했다.
황위를 위해서라면, 수의 옆에 서지 않는 편이 옳았다. 욱은 딜레마에 빠졌다. 집안과 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리고 결국 수를 외면했다. 앞서 오상궁은 자신에게 수를 도와 달라는 욱에게 “왜 본인은 하지 못하냐”며 지금 외면한 것이 평생 자책할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오상궁과 황제의 대화 속에서 전사가 드러났다. 이는 수와 욱이 처한 상황과 비슷했기 때문에 결과 역시 비슷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 욱이 집안을 끔찍이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 수와는 연결될 수 없다는 결과를 도출한다. 반면 소는 달랐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었던 처지이기도 했고, 그를 유일하게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이 수였기에 수 하나만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었던 것.
그렇게 탄생한 것이 레전드 우산신이다. 이 장면은 ‘달의 연인’ 원작에서도 명장면으로 꼽혔던 장면으로, 수의 옆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소의 직진로맨스가 빛을 발하는 장면이다. 이지은은 고신으로 지친 몸, 욱으로부터 외면당해 상처받은 마음을 표현하며 비를 맞았다. 이준기는 그 옆에서 반드시 수를 지켜주겠다는 올곧은 마음을 표현하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훔쳤다. 두 사람이 완성한 ‘달의 연인’표 우산신 역시 작품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힐 예정.
‘달의 연인’은 11회로써 중반부를 넘어섰다. 앞으로의 전개는 황위 계승을 두고 황자들의 전쟁과 같은 싸움이 그려질 전망이다. 러브라인 역시 2막을 열었는데, 앞으로 소와 수가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로맨스가 전개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besodam@osen.co.kr
[사진] '달의 연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