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이 화제성과 시청률을 모두 잡으며 수목을 질투데이로 만들고 있다. 이에 반환점을 도는 11, 12회를 만나보기 전 복습타임과 함께 찰나도 놓칠 수 없는 ‘질투의 화신’ 속 숨은 디테일을 짚어봤다.
#. 1-5회: 사랑 is 타이밍!
표나리(공효진 분)는 3년 간 짝사랑했던 이화신(조정석 분)이 특파원으로 있는 태국으로 가던 도중 비행기 안에서 고정원(고정원 분)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고 이렇게 시작된 세 사람의 인연은 한국에서 점점 긴밀해지기 시작했다.
표나리는 자신을 한 여자로 바라보며 따뜻하게 대하는 고정원에게 빠져들었고 고정원은 아픈 몸을 이끌고 일기예보를 하는 표나리에게 녹다운 당해 좋아하는 감정을 인정했다. 그런 가운데 유방암 판정을 받은 이화신은 유방에 종양이 생긴 표나리와 같은 병실을 쓰게 됐고 고정원에 대해 묻는 표나리에게 묘한 질투심까지 느끼게 됐다.
이는 지난 5회 엔딩에서 가지런히 놓인 표나리의 슬리퍼와 양쪽으로 활짝 벌려진 이화신의 슬리퍼를 통해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각각의 마음을 대변했다. 뿐만 아니라 2회에서 표나리는 “너 같이 쉬운 여자 안 좋아한다”는 이화신의 말에 실망했고 이에 그린라이트였던 화장실 안내판이 레드라이트로 바뀌면서 2회 때부터 점점 사그라지는 감정선을 보여 시청자들을 감탄케 했다.
#. 6-8회: 가슴으로 엮인 인연에 마초의 가슴에 그린라이트!
이화신은 형 이중신(윤다훈 분)의 죽음으로 방사선 치료의 의지를 잃은 채 9시 앵커자리를 위해 일에 몰두했다. 이화신의 유방암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표나리는 보다 못해 그를 데리고 직접 병원에 가 함께 진료를 받는 결정을 내렸고 이화신의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표나리의 마음이 고정원에게로 기운 것을 느낀 이화신은 표나리, 고정원을 직접 소개시켜주기에 이르렀지만 방사선 치료를 받는 자신을 위해 회식자리에서 흑장미가 된 그녀를 보며 다시 한 번 사랑에 빠졌다.
이와 같은 이화신의 마음은 8회의 한 장면에서 잘 드러났다. 그린라이트를 켜고 상승하고 있는 화장실 안내판 속 남자의 모습은 이화신을, 레드라이트를 켜고 하향하고 있는 모습은 표나리를 나타내며 여전히 엇갈리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시청자들에게 안내했다.
#. 9-10회: 질투의 화신, 분노의 정원 전쟁을 선포하다!
고정원과 금수정의 스캔들로 주춤했던 표나리, 고정원과의 관계는 이화신이 직접 나서 오해를 풀어줌으로써 일단락 됐다. 종국엔 키스로 마음을 확인하게 된 표나리, 고정원은 정식적으로 사귀기 시작했고 막상 두 사람의 키스를 눈앞에서 본 이화신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 와중에 그는 표나리를 빼앗으라는 홍혜원(서지혜 분)의 유혹의 말을 듣게 되고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나쁜 놈이 돼보겠다며 선전포고, 이를 고정원이 우연히 듣게 돼 폭풍 같은 삼각관계를 예고하고 있다.
9, 10회에서도 깨알같지만 의미를 되새겨보게 만드는 디테일들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예컨대 고정원은 이화신과 복싱을 하면서 “뒤통수 때리지 말라”고 경고했으며 복싱장에 걸려있는 플래카드와 샌드백도 “포기는 패배자의 변명일 뿐이다”, “승부는 링 밖에서 결정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는 이화신이 표나리와 고정원 사이를 파고들며 절친한 친구와 로맨스 전쟁을 치룰 것이라는 복선을 예상케 한 부분.
또한 술에 취해 표나리를 찾아온 이화신이 컵라면이 먹고 싶다고 졸랐고 표나리는 남은 것이 없다며 컵라면을 찾아 나섰지만 사실 컵라면은 숙직실 안 보이지 않는 곳에 박혀 있었다. 이는 마치 어디에 둔 것인지 자각하지 못하는 표나리의 마음은 아닐지 추측케 만들며 양다리 삼각 로맨스에 흥미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질투의 화신’은 웃픈 에피소드를 통해 사랑과 질투라는 감정을 과감하게 보여주고 이 감정으로 사람들이 얼마나 망가지는지를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때로는 숨기고 싶을 만큼 창피하고 때로는 이기지 못 할 만큼 벅차지만 누구나 겪어봤을 보편적인 이 감정들은 깊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많은 이들을 열광케 만들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질투의화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