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이 수목극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했던 '질투의 화신'은 지난 10회 방송에서 두 배 가량 뛰어오른 13.2%를 기록,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또 지난 28일 방송된 11회는 12.2%의 시청률을 얻으며 변함없이 수목극 1위를 수성했다.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이 드라마는 사랑과 질투라는 감정으로 인해 마초 기자 이화신(조정석 분)과 생계형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 분), 재벌남 고정원(고경표 분)이 망가지게 되는 양다리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데, 이 과정이 공감을 자아내면서도 웃기고 짠해 큰 재미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이화신의 감정을 모두 알게 된 고정원은 분노를 참지 못했고 결국 두 사람은 갯벌에서 난투극까지 벌여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양다리 로맨스를 예상케 했다. 질투란 누군가에게는 숨기고 싶을 정도로 창피한 감정일수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즐겁기만 하다.
연출자인 박신우 PD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시청률 상승으로 수목극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탄탄한 대본의 힘과 이런 좋은 대본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해내는 배우들에게 그 공을 돌렸다.
- 화신의 질투와 함께 시청률이 많이 올랐는데 기분이 좋으실 것 같다.
"사실 드라마가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더 즐겁다. 시청률은 여러가지 상황이 맞아야 잘 나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 다만 끝날 떄까지 괜찮고 좋은 드라마라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
- 최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공효진 씨를 비롯한 배우들의 수목극 1위에 대한 자신감이 굉장히 컸다.
"배우들이야 프로그램을 성공시켜야 하는 책임감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보니까 자신감이 넘쳐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시청률이 얼마 정도 더 오를거다, 꼭 1위를 할거다, 하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타 드라마 역시 자기 색깔이 분명히 있고, 자신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치킨런하듯이는 안 했으면 좋겠다. 저희 드라마 역시 확고한 색깔이 있다 보니 그걸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작가님이 주시는 대본이 재미있고, 배우들도 정말 열심히 잘 연기하고 있으며 저도 즐겁게 일하고 있다."
- 코믹한 장면이 많아서 웃음 때문에 NG가 많이 난다고 들었다.
"조정석 씨와 공효진 씨가 워낙 웃음이 많은 친구들인데, 본인들이 망가지는 걸 스스로 즐긴다. 망가지는 연기를 부끄러워하는 배우들도 있는데, 이 친구들은 안 그렇다. 배우들이 먼저 부담스러워 하면 찍는 사람도 마음이 불편할 수 있는데 본인들이 즐기니까 시너지가 더 많이 나는 것 같다. 디렉션을 안 주고 자율적으로 연기해도 충분히 자기 것으로 잘 소화하는 친구들이라 일하기 편하다. 그러다 보니 작가님도 부담없이 신나게 글을 쓸 수 있다."
- 극이 워낙 재미있기도 한데, 그런 상황이나 감정들을 배우들이 기가 막히게 살리는 것 같다.
"배우들이 단순히 망가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망가질 때 파생되는 감정이 꼭 있다. 배우가 망가지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이유가 이렇게 동기를 만들어주는 대본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남자 배우가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평생 남는 그림이지 않나. 그런데 개연성이나 의미, 감정을 모두 다 부여해주니까 본인이 즐거워하면서 연기 할 수 있는거다. 그런 면에서 대본의 힘이 굉장히 큰 것 같다."
- 조정석 씨가 유방암 검사를 하는 장면에서 실제 검사를 했다고 하는데, 굳이 실제로 한 이유가 있었나?
"조정석 씨 본인이 굉장히 리얼한 연기를 추구한다. 코믹한 연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작위적인 코미디를 싫어한다. 공효진 씨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 다 현실적인 코미디를 원하는데, 검사를 받을 때 어떤 류의 고통인지 비슷하게 경험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물론 저는 '왜 굳이 하려고 하냐. 아프니까 하지마라'라며 말렸다.(웃음) 그런데 조정석 씨가 어떤 느낌이고 감정인지 알 필요가 있지 않겠냐고 하더라. 검사 받는 장면을 단순히 코미디로 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건 화신의 남성성이 부서진다는 의미도 담겨져 있다. 여자들이 많이 걸리는 유방암에 걸리고, 자신이 마초라는 자부심으로 살아온 남자가 여자들이 있는 공간에 가서 검사를 통해 수치심을 느끼고, 자존감을 눌러터트린다는 의미가 약간 담겨져 있다. 조정석 씨는 그런 의미를 감정으로 표현하고 싶어했다."
"저희 드라마엔 그런 것이 좀 많다. 굉장히 웃기고 빵터지는 장면인데도 작가님이 의도한 의미가 깔려있는 신들이 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넘어진다거나 엄마에게 두드려 맞는다거나 나리를 보면서 운다거나 하는 등의 장면들을 촘촘하게 다시 보면 배우가 표현하고 있는 또 다른 감정이 하나씩 더 있다. 나리 또한 비굴해보이지만 어느 선에서만큼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 긍지 같은 것이 있다. 워낙 유니크하게 잘하는 배우들이라 그런 것을 다 잘 표현하고 있는데 시청자들이 캐치하기엔 좀 어렵지 않나 싶긴 하다. 하지만 그런 디테일들이 쌓여서 이야기가 뒤집어질 때는 말이 된다고 느끼실거다. 지금도 화신의 감정이 급격하게 변하고, 나리의 입장도 많이 달라졌는데 그걸 시청자들이 어렵지 않게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처음부터 이들이 조금씩 던져왔던 것들이 쌓여서 그런거라 생각한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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