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퀸'에서 '멜로퀸'으로의 변신은 옳았다. 그간 발랄하면서도 귀여운 모습으로 어필하던 김하늘이 결혼 후 '어른 여자'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성숙한 매력으로 제대로 된 멜로를 보여주고 있다.
김하늘은 KBS 2TV '공항가는 길'에서 경력 12년차의 부사무장 승무원 최수아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12살 딸을 둔 엄마이자 가부장적인 남편의 아내로서 열심히 살아온 인물로, 단아한 외모 속 의외의 강단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더불어 결혼 후 첫 작품이자 SBS '신사의 품격' 이후 약 4년 만의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김하늘에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이 향했는데, 이를 기다렸다는 듯 빛나는 감성 연기로 보답하는 그의 모습에 역시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다.
'공항가는 길'은 기혼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만큼 '불륜'이라는 시선을 피할 수 없었는데, 바로 이러한 소재의 불편함을 설득력 있는 연기와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지워낸 것.
특히 지난 28일 방송된 3회에서는 자신과 딸의 짐을 말없이 시어머니댁으로 옮겨놓을 정도로 막무가내인 남편 진석(신성록 분), 좀처럼 성향이 맞지 않는 시어머니 영숙(이영란 분), 속도 모르고 땡깡을 부리기 시작한 딸 효은(김환희 분) 때문에 숨이 턱턱 막히는 가운데, 한줄기 빛과 같은 도우에게 끌리는 수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늘상 여상한 표정이던 얼굴이 도우를 만나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감정 연기나 "비행 가서 어느 낯선 도시에서 잠깐 30~40분 정도 사부작 걷는데 어디선가 불어오는 미풍에 복잡한 생각이 스르르 사라지고 인생 뭐 별거 있나 잠시 이렇게 좋으면 되는거지 그러면서 다시 힘 내게 되는 그 삼사십분 같아요. 도우씨 보고있으면"이라는 한 편의 시와 같은 대사의 콜라보 역시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멜로퀸'으로서 새로운 연기 인생의 시작한 김하늘의 활약에 시청자들 역시 호평으로 화답하고 있다. 1회 시청률 7.4%에 이어 3회만에 9.0%를 기록하며 차근차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 '공항가는 길' 속 김하늘의 활약은 이상윤과의 멜로가 시작되며 앞으로 박차를 가할 예정. 과연 그가 보여줄 또 다른 모습은 어떤 것일지 기대가 향하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공항가는 길'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