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가는 길’이 예상대로 이상윤과 김하늘의 불륜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작정한 게 아니기에 서로를 편안하게 느끼고 대화를 하는 순간에도 죄책감을 느끼는 감정이 나오고 있다. 미세하게 떨리는 마음, 그리고 만남 자체의 고민이 섬세하게 담기며 시청자들에게 이 드라마가 마냥 ‘불륜 조장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은 서로에게 위로가 되다가 사랑에 빠지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서도우(이상윤 분)와 최수아(김하늘 분)는 모두 이미 결혼한 상태. 이들은 아이를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의 아픔을 감싸며 금기된 사랑에 빠진다.
현재까지 3회가 방송된 ‘공항 가는 길’은 도우와 수아가 서로의 만남을 혹여나 다른 사람이 알아차릴까 불편해하면서도 우연히 계속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수아는 시어머니의 시선을 걱정하고 도우는 아내 김혜원(장희진 분)과의 우연히 성사된 삼자대면에 불안해 했다.
두 사람은 위태롭다.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안식처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불안한 감정을 숨길 수가 없다. 흔들리는 눈동자, 조심스러운 행동이라 더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자석마냥 떨어지려고 해도 떨어지지 않게 되는 위험한 사랑, 이들이 겪는 위안이자 위기는 속도감과는 거리가 먼 감성적인 전개 속 시청자들의 가슴을 콕콕 찌르고 있다.
이상윤과 김하늘은 두 남녀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서로에게 편안함을 느끼지만 자꾸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 자꾸만 주위를 살펴보게 되고 주저하게 되는 이들의 만남은 불안하기 짝이 없고, 이를 정밀하게 감정 전달하는 두 배우의 연기는 안방극장을 설득시키고 있다. 분명히 안방극장이 도끼눈을 뜨고 볼 불륜 소재인데 개연성 있게, 충분히 이해 가능하지 않느냐고 설파하는 중인 것.
그래서 ‘공항 가는 길’은 1회에서 7%대의 시청률로 출발, 현재 10%에 육박하는 기록을 보이고 있다. 현재 수목드라마 시청률 2위까지 올라선 이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 SBS ‘질투의 화신’과 전혀 다른 가을과 딱 어울리는 감성으로 무장해 안방극장을 서서히 물들이고 있다. 분명히 불륜이라고 지탄을 받을 만한 이야기이긴 하나, 불륜에 갇혀 욕을 먹기에는 이들이 촉촉하고 그리고 강하게 전하는 울림의 여운이 깊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제공, '공항 가는 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