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한 번 보지 않아도 긴장되고 떨린다. 촘촘하게 쌓아올린 감정과 소통으로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공항 가는 길'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 4회에서는 아슬아슬한 삼자대면 이후에도 점점 더 서로에게 끌리는 최수아(김하늘 분)와 서도우(이상윤 분)의 모습을 그려내며 극적 몰입도를 상승시켰다. 여기에 애니(박서연 분)의 죽음과 애니가 품고 있었던 친 아빠와 관련된 비밀까지 드러나 긴장감을 높였다.
이 드라마가 인상적인 건 최수아와 서도우가 만나지 않고 문자 메시지와 전화 통화로 소통을 한다는 것. 최수아는 지난 밤 서도우를 찾아갔던 자신의 행동을 몇 번이고 되짚어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서도우는 이런 최수아에게 블라인드를 올리고 경치를 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만 전달했다. 그리고 최수아는 "얘기만 하니까 마음이 편하다"며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최수아가 얼마나 감정적으로 깊이 고민을 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물론 잠깐의 스침은 있었지만, 최수아는 죽은 애니가 자신이 공항에서 봤던 아이와 동일인임을 알고 충격을 받아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고, 이후에도 두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오로지 전화와 메시지만으로 특별한 소통을 나눈 것. 그리고 이는 두 사람의 복잡하고도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 묘한 설렘을 양산해냈다. 일상적인 대화를 하며 서로에게 공감하고 안정을 찾을 뿐만 아니라 작은 배려에 가슴 설레하고 두근거리면서도 또 만나지 못해 안도하는 등의 여러 감정이 뒤섞여 더 몰입할 수밖에 없는 힘을 내고 있는 것.
'공항가는 길'은 첫 방송부터 아름다운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흡인력 높은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불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최수아와 서도우가 보여주고 있는 소통은 그런 자극성을 뛰어넘어 충분히 아름다운 힐링으로 평가받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공항가는 길' 캡처